01 소개
‘매일 10분 프리라이팅을 합니다. 매주 일요일 에세이를 씁니다. 9/11 작가명 변경 예정입니다.’ 10일 전에 브런치 작가로 승인되고 적어 둔 작가 소개란의 내용이다. 연재 브런치를 시작할 첫 번째 에세이의 내용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했는데, 역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를 하는 글이 필요할 것 같다. 잘 부탁드립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게 좋았고 글 쓰는 것도 재밌었다. 아버지는 국어 선생님이셨고, 어머니는 어린이책을 내는 출판사에서 일하셨다. 집에는 항상 읽을 책이 넘쳐났기에 심심하면 책을 읽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교실보다 도서관이 훨씬 더 편안했다. 6학년 때의 어느 날 평소처럼 점심을 먹고 교실에 혼자 앉아서 책을 읽었다. 그런 내가 걱정되었는지 조심스레 친구들과 나가서 놀지 않냐고 물어봐 주시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어쩐지 죄송해서 다음 날은 나가서 노는 척 계단으로 피한 기억도 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했어요, 선생님. 아무튼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나의 취미는 하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거만하게 들리겠지만,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겁이 많아서 열심히 쓰고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심하지 않기는 했지만 곧잘 상을 받았다. 언젠가부터 글을 쓰는 일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상을 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 같았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는지도 헷갈렸다. 그래서 교외 대회를 신청해서 백일장을 다녀왔다. 운이 좋아서 작은 상을 받았지만, 그때 대상을 받은 학생이 손을 떨며 자신이 쓴 시를 읽어줄 때 충격을 받았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글을 쓰는 사람이 되려면 저 정도로 써야 하는구나.’ 야망이 없던 나는 우물 안 개구리로 만족하기로 하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기에 국문과로 진학하게 된다.
대학에 입학하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방황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학교는 내게 안전한 울타리였는데 대학교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갑자기 손에 잡힌 자유는 방종을 불러왔다.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살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열심히 산 것도 아니었다. 자연스레 책과 글로부터 멀어졌다. 알바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보기도 하고, 게임에 빠져 열심히 놀기도 했다. 그 시간에 후회는 없다. 그렇지만 휴학과 복학을 번갈아 가며 도통 학교에 정을 못 붙이다가 졸업할 때쯤 아쉬움이 생겼다. 졸업하고 전공과 관련이 없는 다른 일을 해볼지 고민했는데 진지하게 생각해 보니 결국 나는 언제나 글을 쓰고 싶어 했다. 그 마음을 피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작가라는 꿈을 본격적으로 품게 된 건 작년 초였다. 집안에 선언했다. 작가가 하고 싶다고. 사실 이렇게만 보면 철딱서니 없어 보일 것 같기는 한데, 무턱대고 주장만 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썼던 시와 글을 보여드리며 설득했다. 다행히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나를 응원해 주셨다. 앞으로 주간 에세이를 통해 그 결심을 한 이후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한다.
최근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지만, 잘 쓴 에세이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른다.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지만, 공모전에 글을 내기 전이면 맞춤법 검사를 시행한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떤 글이든 써보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다. 나는 현재 스물일곱의 작가 지망생이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