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서비스노동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by 강은희


나는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2019년부터 5년 4개월간 정책연구를 해왔다.




서비스업의 첫 번째 특징은 산출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형의 보관이 가능한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의 산출물은 눈에 보이지 않고 보관이 불가능하다. 자동차산업의 산출물인 자동차와 백화점에서 판매노동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떠올리면 된다.


우리나라는 '유사한 직무의 집합'을 모은 직업을 '한국표준직업분류'로 정리하고 있는데 1963년 처음 제정된 이후 몇 차례의 개정을 거쳐 현재 8차 한국표준직업분류를 사용하고 있다. 8차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서비스 종사자(노동자)는 "공공안전이나 신변보호, 돌봄, 보건‧의료분야 보조 서비스와 미용, 혼례 및 장례, 운송, 여가, 조리와 관련된 공공 사회서비스 및 개인 생활 서비스 등 대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대부분 눈에 보이는 산출물이 없는 일들이다.




서비스업의 두 번째 특징은 여성들이 많이 몰려 있고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국표준직업분류의 돌봄직 중 가장 많은 규모인 요양보호사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고 98%가 여성이다. 공공안전과 운송을 제외한 서비스직노동자는 여성이 대부분이고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서비스업의 세 번째 특징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미안해요, 리키' 속 택배노동자 리키와 간병인 애비는 전형적인 불안정한 서비스노동자이다. '미안해요, 리키'는 소득, 고용,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서비스노동자의 현실을 과장 없이 보여준다.




나는 지난 6년 여동안 이러한 서비스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정책연구를 주로 해왔다. 나의 연구는 서비스노동자들의 불안정한 현실, 안전하지 못한 작업 환경, 저임금과 인권침해 실태를 드러내고 노동조건과 환경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 작년 6월 서비스연맹을 떠나면서 보고서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묵혀 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앞으로 이어질 글에서 연구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쓰려고 한다. 그 이야기는 돌봄, 급식, 콜센터, 배달, 방과후강사들이 말하는 노동의 가치에 대한 생각과 바람, 그리고 왜 '노동조합'을 통해 그 바람을 이루려고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