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서비스노동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 05

배달현장이 안전한 일터가 되기를

by 강은희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려면 시간당 적정 배달 건수를 책정하고 그에 맞는 배달료를 산정해 지급하는 안전배달제가 필요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배달을 하는 노동자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언제쯤이면 듣지 않게 될까. 2023년 7월 27일 인천지역 배달라이더 4명, 8월 3일 대구지역 배달라이더 4명과의 인터뷰에서 배달 중 겪은 오토바이 사고 경험과 이유를 물었다.


배달경력 5년의 30대 후반의 라이더는 신호를 지키고 운전을 해도 상대방의 과실로 1년에 2번 정도 사고를 경험했다고 하였다.


“라이더 평균으로 봤을 때 전업으로 일하는 라이더 기준으로 1년에 두 번 정도 사고가 나요. 어떻게 두 번이 사고가 날까? 거의 신호를 안 지키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신호를 잘 지키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친다든가 이런 경우가 1년에 한 번 이상은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아무리 내가 조심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사고가 나니까 1년에 두 번 정도 나거든요. 다친 적도 많고 제가 잘못한 거 한번 빼고는 제 과실은 거의 없어요.”


또 다른 라이더들도 오토바이 사고의 원인제공자가 라이더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 차량의 부주의나 실수로 인한 것이 더 많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사고가 나는 경위가 보통은 보통 사회적으로 오토바이가 많이 위반을 하고 이래서 사고 난다고 생각하는데 차들이 껴들어오거나 바이크 가는 진로에 차가 갑자기 오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요.”


“보통 가만히 서 있다가 뒤에서 받히는 경우도 있어요.”

대구에서 배달의 민족 경력 5년에 오토바이 배달 경력 30년의 베테랑 라이더는 5년 동안 10번 정도 사고를 겪었는데 그중 1번을 빼고는 모두 다른 차량에 의해 일어난 사고라고 하였다.


“배민 하면서 한 10번 정도 사고가 났는데요. 가해 사고는 한 번 택시 뒷방하고 나머지는 다 피해 사고였어요. 별의별 게 다 있습니다. 가만 서 있는데 박힌 게 한 세 번 되고 뒤에서 옆에 세 번...”




우리 연구팀이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배달라이더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최근 1년간 오토바이 사고경험이 있었다는 응답이 33.2%로 10명 중 3명 이상이 사고경험이 있었으며 사고 횟수는 평균 1.7회로 나타났다. 배달노동자의 일터인 도로에서 오토바이는 약자였다. 맨 몸으로 헬멧 하나에 의지해 운전하는 라이더는 차량보다 위험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오토바이의 신호 위반이나 갓길 운전 등이 백 퍼센트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내가 만난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설문조사는 상대방 운전자의 부주의 또는 실수로 라이더가 다치는 일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교통사고 원인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67.5%는 상대방의 부주의 또는 실수로 사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교통사고 원인 중 36%는 배달시간을 줄이기 위한 무리한 운전이었다. 무리한 운전은 왜, 언제 하는 것일까.

“눈길에 안 나오고 싶어도 돈 때문에 나와요. 단가가 올라가니까. 그러면 눈길에서 넘어지는 경우도 많죠.”

“(악천후 때 프로모션이 걸리는) 그럴 때 우리는 다 하죠. 콜이 늘어나는 거고 또 고객들도 아무래도 비가 오니까 안 나가고 이제 주문량이 늘어나고 라이더는 확 감소를 하니까 이제 근데 이때 늘어나는 거죠”


배달 수입은 배달건수와 비례한다. 한 달에 필요한 만큼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건수가 많은 날이라면 날씨에 관계없이 일을 해야만 한다.


“오히려 비 오는 날 일한 게 더 많아요. 비가 오면 콜수가 증가가 되니까 그냥 무조건 타요. 근데 비 안 올 때는 콜수가 없으니까. 비 오기 전날과 비 온 날에 결국은 비 온 날 많이 타도 그 전날 못 탔던 게 있잖아. 똔똔이 되는 거예요. 이날 내가 많이 해 가지고 이만큼을 벌었어도 이전 날도 그렇고 그다음부터도 며칠 동안 못하니까”


인천의 배달노동자는 2019년 9월 물탱크가 하늘로 날아가서 바닥에 떨어지고 간판이 날아갈 정도의 태풍이 불던 날 일을 하다 큰 사고를 당할 뻔한 경험을 들려주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냥 이렇게 가는데 바람 때문에 중앙선을 완전 넘어서 인도로 가요. 오토바이 넘어져 가지고 사람들이 와 가지고 오토바이 일으켜주고 근데 그때 좀 아찔했죠. 왜냐하면 반대편에 차 한 대만 오고 있었으면 저는 큰일 날 상황이었던 거죠”

설문조사에서도 태풍, 폭설, 폭우, 폭염, 한파 등의 악천후에도 일을 한다는 응답이 62.3%에 달했다. 사고가 나서 일을 못 하게 되면 수입이 줄어들고 줄어든 수입을 만회하기 위해 좋지 않은 날씨에도 콜수가 많으니까 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사고가 나면 수입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되고 만다. 이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없을까.





미국 뉴욕시는 2023년 7월부터 배달노동자에게 시간당 최저임금을 보장하기 시작했다. 아담스 뉴욕시장은 배달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배달 노동자들은 도시를 먹여 살리고 움직이게 하는 데 지칠 줄 모른다. 그들은 임금인상을 누릴 자격이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의 배달노동자들은 어떠한가.


“이게 지금 12시간 13시간은 기본 타거든요. 근데 12시간 13시간을 기본으로 그렇게 시간을 타야 사람들이 10만 원이 넘어가면서 돈을 이렇게 버는 거예요. 그러면 시간당 1만 원이 당연히 안 되잖아요.”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 일하지만 시간당 수입은 법정 최저임금을 밑돈다.


“일반 직장인들은 퇴근이 5시 반 6시 하잖아요. 그 사람들도 끝나면 회식도 하고 친구도 만나서 잠깐 얘기도 한단 말이에요. 근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그 사람들 퇴근 시간대에 저녁 피크라고 해서 일을 해야 되는 거예요. 저희가 일이 끝나면 한 8시 9시란 말이에요. 근데 돈을 못 벌었어요. 1,2시간 더 해야겠다. 그럼 11시에 전화해서 친구 만나려고 하면 벌써 들어와서 잘 시간이에요.”


도시를 먹여 살리고 움직이게 하기 위한 배달노동을 하고 있다.


이 말을 들려준 대구의 라이더는 배달 일을 하면서 친구 관계가 많이 끊겼다고 한다.




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3년과 좋지 않은 날씨에도 배달음식이 필요할 때 우리를 먹여 살려 준 배달노동이 지속가능하기를 바란다. 배달노동이 안전하기 위해 배달노동자가 일하는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임금이 보장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배달노동자에게도 “시간당 적정한 배달건수와 그에 맞는 배달료를 지급”하는 안전배달제를 누릴 권리가 보장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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