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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라 리키 Mar 08. 2023

6. 전성기 머슴은 돈을 모았을까?

머슴 본격적인 창업을 생각하다

 나이 40대가 접어들면 직장인들은 차부장급 팀장이 되면서 조직에서 갈기가 풍성한 수사자의 모습을 갖추어간다. 회의도 주도하고 인맥도 다양해지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지고  회사에서 대우도 나름 좋아진다.


 나 또한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보답이랄까...  회사 구조조정 과정을 이겨내니 자신감이 올라오고  승진도 하니 조금씩 돈도 모이기 시작했다. 흙수저로 태어나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원하는 음식을 가족들에게 사줄 수 있는 정도의 위치가 되니 나름 잘 살아온 거 같은 느낌도 들었다.


 성과급이 나올 때마다 저축과 투자를 병행하던 나는 드디어 빚을 내어 2009년 아파트 한 채를 덜컥 사버렸다.


 하지만 이후 2013년까지 진행된 큰 폭의 부동산 하락기를 통해, 매입 가격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새 아파트에서 나는 아침마다 아파트 정원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클래식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며 새벽같이 일어나 출퇴근을 반복하기에 바빴다.


   물론 1년에 지출하는 자녀교육비나 양육비를 고려한다면 자식이 성장할수록  부모로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도 있겠지만, 교육비와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사실  30% 하락한 아파트 대출금을 상환하기에 바쁜 마이너스 인생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세 후 실질 소득으로는 저축이나 자산 형성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장기간의 구조를 경험하면서 직장인으로서 나이가 더 먹고 전성기가 지난 빛바랜 갈기를 가진 수사자가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이 깊어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반성은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기에 지난 선택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재정적 자유를 위해 어떻게 인생을 빌드업할지 인생의 파트너인 와이프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와이프는 나와는 다르게 호기심이 많은 재주꾼이었다. 

안정적인 가계 현금흐름(Cash Flow) 위해선 내가 바로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일이어서,  광고기획사 근무 경험도 있고 영화제나 카페등 소소하게 자신의 경력을 쌓아 나가고 있는 와이프의 본격적인 창업을 통해 Event Driven 전략을 수립하기로 합의하였다. 

물론 사업가의 기질로 보더라도 그녀가 훨씬 더 적합한 스타일이기도 했다.


 Cash Flow + Event Driven 전략 수립!

드디어 오랜 머슴 생활을 경험해 오면서 배웠던 기업의 전략이 우리 가정에도 도입되었다.  


" 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씀은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충분히 힘이 되는 말이지만 사실 그 미미한 시기가 얼마나 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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