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과 자유

by 최봉기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원하지 구속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속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죄를 지은 사람은 법에 따라 주어진 기간 동안 정해진 두발과 복장으로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것만 할 뿐 일체의 자유가 제한된다. 이 경우는 정해진 기간만 자유가 제한되는데 반해 기약이 없는 경우도 있다. 평생 자유 없이 구속된 삶을 산다면 무척 갑갑한 일이지만 그게 삶 그 자체인지 모른다. 실존주의는 죽음, 죄, 방황, 고독 등을 인간이 자유롭지 못한 한계 상황으로 제시했고 인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을 찾는다고 했다. 이밖에 오랜 기간 현실적으로 인간을 구속해 온 것으로 '굶주림'과 '권력'이 있다.


인간은 오랫동안 동물처럼 '배고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배고플 때마다 사냥으로 허기를 채우고 또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는 동물과 달리 자연의 원리를 깨닫고 씨를 뿌려 수확함으로써 더 이상 떠돌아다니지 않고 정착하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농사를 통해 굶주림의 구속에서 해방되지만 먹을 게 없어 속을 태울 때와 달리 남는 양식 즉 잉여농산물이 생겼고 이를 손에 쥐는 '지배계층'과 반대로 이들의 통치를 받는 '피지배계층'이 생기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껏 구속되어 온 배고픔은 면했지만 과거엔 존재조차 하지 않던 '권력'이란 구속이 배고픔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권력이란 건 예로부터 아편에 비유될 만큼 달콤하지만 무척 위험하고 삶을 도탄에 빠지게 한다. 통치자 특히 독재자일수록 법 위에 군림해 자신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요 심지어 진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인류 역사에는 권력에 취해 영원히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다 비참한 최후를 당한 예가 여럿 있다. 박정희는 두 번 대통령에 당선되어 이젠 더 이상 대통령 출마가 불가하자 삼선개헌을 날치기로 통과시켰고 그 후 영구집권을 위해 유신헌법을 만들어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 독재자들은 권력을 손에 쥐는 순간 어떠한 견제도 없이 자신이 자유롭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자유가 아니라 악의 구렁텅이에 던져 결국 파멸의 길로 이끄는 구속에 불과했다.


인간은 자유롭길 원하지만 은연중에 스스로를 구속하고 있고 자신이 주인이 아닌 하수인 내지 노예로 살면서도 그러한 사실을 느끼지 못하며 사는지 모른다. 권력 외에도 돈과 간판 그리고 온갖 종류의 욕심과 사치는 인간을 구속하며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삶을 사는 데 있어 수단인 돈이 목적이 되어 인간 위에 군림한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좋은 일에 사용하기보다 쌓아두며 마치 우상처럼 숭배하는 것이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을 보기는 갈수록 어렵지만 구속된 삶을 박차고 진정한 자유인이 많길 기원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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