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말이 '내로남불'이다. 인간의 이기적 속성을 민낯으로 보여준다. 만일 '내불 남로'란 말이 나온다면 어떨까? 아마도 남을 먼저 배려해 주는 마음이 있다면 당장은 손해를 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생활에서 크게 성공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경험에 따르면 남에게 베푼 건 어김없이 돌아오는 게 사회생활의 인간관계였다. 그것도 어떨 땐 수십 배가 되어서 말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남에게 뭘 주는 것이 자기 살점을 떼어내는 걸로 생각하기에 결국 개인도 큰 발전이 없고 사회는 갈수록 메마르고 인색해지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현대인은 계산에 민감하고 준만큼 받아내려는 보상심리가 있다. 따라서 수치로 환산되지 않거나 계산이 명확히 나오지 않는 일은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학창 시절 때도 점수나 또한 석차로 환산되는 것에는 민감하고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지만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든지 하는 고귀한 일은 점수로 환산되지 않아 경시되기도 한다. 그러한 점이 고려되었는지 언제부터 '봉사활동 점수'라는 게 생기기도 하였지만 그러한 형식적인 것만으로 인간의 의식을 바꾸는 건 한계가 있으리라 보인다.
"학교에서 우등생이 사회에서 열등생, 학교에서 열등생이 사회에서 우등생"이란 말이 있다. 이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의미를 부여할 뿐 그 외에는 무관심하여 스스로의 발전을 제약함에 따라 그리된 걸로 보인다. 인간이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역량을 하나씩 둘씩 열거해 본다면 수없이 많다. 두뇌, 성실성, 이해심, 의협심, 배려심, 정의감, 희생정신, 효행심, 설득력, 친화력 운동신경, 예술적 감각, 가창력, 민첩함, 기억력, 종합적 판단력, 분석력, 리더십, 스케일 등 중에서 불필요한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중 두뇌와 성실성 등 일부에만 가치를 부여함에 따라 결국 성적이 좋기만 하면 다른 건 면피가 되는 편협된 인간을 만들 따름이었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 지금껏 살아온 과정을 돌이켜보면 세상을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세상에 있는 여러 가치들 중에서 소중한 것들과 거리를 둔 채 몇 가지에만 의미를 두고 살아온 나 자신을 보게 되기에 그러하다. 돈이 세상에서 으뜸의 가치가 된 지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돈 위에 둘만한 가치도 꽤 많고 그러한 가치는 더욱 많은 돈을 생산해 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