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어른의 권위를 찾고자

by 최봉기

과거 70~80년대엔 보수적인 사회분위기 하에서 세대 간 혹은 남녀, 빈부, 계층 간의 갈등이 꽤 심했지만 연장자들에 대한 존중 등 사회기강이 살아있었고 손윗사람이 손 아랫사람에게 혹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해도 대들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당시에 애들은 어른들 앞에서는 행동을 조심하고 눈치도 봤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남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분방해지기 시작했고 어른들에게 대어 드는 일까지 있어 이젠 오히려 어른들이 애들 눈치 보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어찌하다 그리된 건지 이유를 생각해 보면 과거 대가족 중심의 전통적 사회에서 가족을 먹여 살리며 굳건하던 가장의 권위가 핵가족화와 맞벌이 생활 속에서 탈권위적이 되며 무너졌고 동시에 가장이 생명처럼 가지고 있던 책임의식도 무뎌진 듯하다


사회적으로 손 아래가 손위를 만만하게 보는 현상은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현재의 손 아래들은 머지않아 손 위가 되므로 자신들이 홀대를 한만큼 홀대를 받게 될 수 있다. 윗사람이 "너 몇 살인데 대들어?"라고 하면 아랫사람이 "나잇값도 못하면서"라고 맞서는 경우가 있다. 윗사람으로 존경을 받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 능력도 있고 포용력도 있을 때 아랫사람이 존경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능력이 출중하지 않다고 윗사람을 무시하는 건 문제가 있다.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선동렬'이 가장 존경했던 선배가 '최동원'이었다. "내가 저 형만큼만 할 수 있다면?"이란 생각으로 갈고 닦은 결과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의 명감독 중에는 선수 시절 무명이었던 경우도 있기에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능력이 다는 아닐 수 있다.


세상은 갈수록 얄퍅해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돈이나 능력이 없다면 인간적인 대우를 받기 힘들다. 지금은 다들 연금 등 노후준비로 은퇴 후에 기본 이상의 생활은 하지만 한때 평생 자식 뒷바라지를 하다 극빈자로 전락한 노부모를 거들떠보지도 않아 쓸쓸한 최후를 맞이하게 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재능중에서 돈과 관련된 것, 그렇지 않은 것, 또한 현재 부각되지 않지만 미래에 큰 각광을 받을 재능도 있는 것이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인물도 자기를 낳아 준 부모가 있고 자신이 그리 되는 데 있어 도움을 준 어른들이 생각보다 많다. 현재는 과거에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준 어른들을 보기가 힘들고 그들의 권위도 사라짐에 따라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어른들은 살며 터득한 자신들의 다양한 경험을 후손들에게 제대로 전해줄 때 사회는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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