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서로 사랑을 하면 떨어지기 싫고 그러다 결혼을 하면 자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과거엔 별 사랑도 없이 혼기가 되면 당사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집안끼리 혼인이 이루어져 자식을 보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결혼을 해서 딸 하나를 낳고 그 후 다시 장가를 들어 그 딸을 두 번째 배우자의 자식들과 함께 키운 사람이 고인이 된 대통령 박정희였고 첫째 딸 박재옥은 이복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 아버지의 군시절 부관이었다 외교관으로 대사생활을 했던 한병기와 결혼해 살다 몇 년 전 눈을 감았다.
요즈음은 자식을 가지려 하지 않는 가정이 차츰 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뭐니 해도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다. 그렇지만 자식 없는 가정은 마치 속 빈 강정과도 같고 냉랭해 보이기만 한다. 자식이 태어나서 혼자 서서 걷고 정신적으로 자립하기까지는 끝없는 부모의 희생이 요구된다. 자기 자식이기에 잠도 설치고 피곤함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지 그런 중노동을 다른 누군가에게 쏟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그러한 어러움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기에 가정이란 이름의 배가 망망대해에서 풍랑을 헤치며 항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결혼을 해서 자식을 갖지 않는 사람 외에도 결혼자체를 하지 않고 사는 독신주의자들이 있다. 그들 중에는 자식이 있기에 생기는 교육문제, 부양문제 등 제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다시 말해 "무자식이 상팔자"란 얘기인데 어찌 보면 일리 있는 생각일 수 있다. 부연하면 자식을 제대로 키울만한 정신적 혹은 경제적 여건이 워낙 열악하다면 자식을 가지지 않거나 정 원하면 하나 정도 낫는 게 나을지 모른다. 제대로 키우지도 못할 자식을 별생각 없이 여럿 생산할 경우 그들 중 문제아나 전과자가 나와서 가정과 사회에 큰 해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가정을 갖고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도 자기 가정만 알고 자기 자식의 안위만 쫓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독신의 삶을 사는 이보다 별반 나을 게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소중한 삶 속에서 땀을 흘리며 자식농사를 짓고 키워서 추수를 할 때의 보람이라는 건 자식을 낳고 키워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하늘로부터의 축복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