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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Dec 11. 2024

돈 좀 없다고 기죽을 필요까지 있을까?

세상에는 잘 난 사람들이 무척 많다. 고시에 합격하여 전문직 혹은 고위공무원이 되거나 유명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학자나 전문가가 된 이들을 비롯해 유명 스포츠맨과 연예인들은 돈도 잘 벌고 좋은 집에서 여유롭게 살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생활을 한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두뇌를 비롯한 재능과 자기 계발을 통해 경쟁력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명성이 있다 보니 은퇴 후에도 놀지 않고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정도 되는 이는 전체 인구 중 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람들은 절약하며 살 전세를 살다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해 매달 번 돈으로 이자를 갚기에 별 여유가 없다. 사는 지역도 부유층이 고가 아파트가 모여있는 지역이라면 중하류층은 변두리 지역이며 타고 다니는 차도 외제 최고급 승용차 대신 국산 중소형차이다. 자가용을 타고 다닐 정도면 그래도 다행인데 그 정도 여유가 되지 않는 이들도 꽤 많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경제상황이라면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고 생활비와 자녀 학자금까지 걱정할 이들이 많아질 걸로 보인다.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는 끝없는 경쟁이 펼쳐지며 경쟁의 결과에 따라 웃는 이들과 웃을 여유가 없는 이들 심지어 눈물을 삼켜야 하는 이들이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태어나서부터 신분이 정해지고 이를 벗어나기 어렵던 전통사회와 달리 능력에 따라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하기에 비록 현재는 힘들지만 노력을 통해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기회나 가능성마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양극화가 심해지고 기득권이란 문은 굳게 닫혀만 있기에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는 어려워만 진다.


여유 있는 이들이라면 바쁘게 살긴 하지만 돈과 재산이 있기에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골프나 외식 등 각종 이벤트를 계획하고 새로운 달이 시작될 때 달력에 날짜를 기록해 놓고는 일하는 중간에 날짜를 확인하거나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산다. 반면 이들 저편에 있는 이들은 달이 바뀌면 새로운 근심들이 머리를 스친다. 아파트 관리비, 애들 학원비와 등록금, 카드 결제금을 비롯한 생활비 때문에 전 가족이 동원되어 몇 푼이라도 벌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나라 혹은 같은 세상에 살면서 삶의 빛깔은 왜 이리도 다른 걸까?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은 1967년 전북 김제에서 3남 1녀인 농가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때 모친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계모가 들어왔고 그는 집에서 계속 아버지의 폭행에 시달렸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때 학교에서 "돈 안 가져왔는데 왜 학교를 와? 빨리 꺼져"라는 말을 듣고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고 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설 자리가 없이 괴롭기만 한 그에게 과연 공부할 마음이 생길 수 있었을까? "등록금이 없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할 때 사랑으로 대해준 누군가가 있었다면 과연 그가 그런 비극적인 삶을 살았을까?" 하고 생각하니 세 살 위인 연장자이면서 이기적으로만 살아온 나란 존재가 그와 공범인 건 아닌지 깊은 반성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를 잘 만나 있는 집에서 부모로부 받은 재능을 바탕으로 꽃길을 걷는 이들은 행복을 만끽하고 풀조차 없는 황무지에서 맹수와 싸우며 힘들게 사는 이들은 계속 불행해야 하는 것인가? 삶이 힘들어만 질 경우 세상에 등을 돌리고 가진 이들을 경멸하기 쉽다. 하지만 세상에는 어려운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죄짓지 않고 착하게 사는 이들이 더 많다. 돈 좀 없다고 기까지 죽어지낼 필요는 없다. 주머니에 돈이 좀 있으면 누구나 보란 듯이 한턱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주머니에 돈이 없더라도 서로 컵라면이라도 나눌 수 있는 마음이다. 또한 힘들다고 남을 속이고 이를 합리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유는 없지만 당당하게 살던 대찬 이들이 더러 있었건만 갈수록 그런 멋을 가진 이들을 보기가 힘들다. 돈의 위세가 대단하다고 하지만 인간이  위에 있다는 사실은 할 수 없는 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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