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좀 더 예뻐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외모에 남성들보다 더 민감한 여성들은 화장에 피부관리뿐 아니라 멋진 옷을 걸치고 머리손질을 하고 치아 교정에 성형까지 한다. 이렇게 공을 들이더라도 선천적으로 예쁘지 않으면 주변으로부터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다. 성형을 부정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날 때부터 이목구비가 조화롭지 않은 사람이 손질을 해서 예뻐진다면 심하게 말해 삶이 바뀔 수도 있다.
인간의 현재의 모습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타고난 것에다 노력을 가미하는 것이 삶의 과정이다. 본바탕이 워낙 출중하다면 조금만 손을 대어도 남들보다 나아질 수 있는 것이다. 외모도 그렇지만 두뇌나 재능과 같은 것도 노력으로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 머리가 나쁜 이가 잠을 자지 않고 눈만 뜨면 공부만 한다고 해도 두뇌가 뛰어난 이를 이기기는 어렵다. 운동신경이나 예술적인 재능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느 복싱체육관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아 발군의 실력을 보이던 복서지망생이 있었다. 복싱 지도를 맡았던 왕년의 세계챔피언 홍수환은 그를 눈여겨보다 발길을 끊었던 그의 주소지로 간다. 집 앞에서 벨을 누르자 한 여성이 문을 열었고 복싱체육관에서 왔다고 하자 그녀는 빙긋 웃으며 했던 말이 "그 아이의 외할아버지가 누군지 아세요? 시라소니에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라소니란 사람은 일당백 전설의 주먹이었다.
어릴 적 교실에는 "노력하면 안 되는 일 없다"는 표어가 붙어있다. 무척 의미 있는 말이다. 하지만 노력의 방향이 잘못될 경우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재능이 있는 일이라면 노력한 만큼 결과는 나오게 된다. 하지만 재능이 없는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노력을 해도 결과는 만족스럽기 어렵기만 하다.
KBO총재를 맡고 있는 허구연의 말에 의하면 자신이 팀의 중심타자로 부산의 야구명문 경남중학교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 자신과 동갑내기였던 가수 나훈아는 가까운 학교의 후보 투수였다고 한다. 만일 나훈아가 야구에서 재능을 보였다면 프로야구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훈아가 다녔던 대동중학교는 이대호, 채태인, 장원준과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한 학교이다. 그러다 그는 상경해서 남들로부터 노래를 잘 부른다는 말을 들었기에 가수가 되려고 오아시스레코드사에 문을 두드린다. 간다고 바로 가수가 되는 게 아니어서 처음에는 청소나 했지만 드디어 가수로 데뷔를 하여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란 히트곡으로 만년 적자이던 레코드사가 돈을 벌게 된다. 그 후 그는 취입한 곡마다 인기를 끌며 최고의 가수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이다.
재능이 있는 이들끼리 경쟁을 할 경우 거기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살벌한 경쟁이 펼쳐진다. 과거 일본 프로야구에서 3,000안타 기록을 세운 재일교포 장훈은 같은 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백인천의 말에 의하면 잠자다가 옆에서 누워 있던 사람이 보이지 않아 주변을 둘러보니 그 꼭두새벽에 누가 숙소 밖에서 속옷차림으로 베트를 휘두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1965~73년간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9번이나 우승시켰던 감독 고 가와카미데츠하루 감독의 저서 '악의 논리학'에는 장훈과 왕정치의 훈련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수백 개의 공을 베트로 치다 보면 공의 실밥까지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이렇듯 인간은 저마다 재능이 있는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소질이 있는데도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소질이 없는 이들보다 못할 수도 있다. 재능이 있는 일을 선택해서 할 경우에는 발전속도도 빨라 동기부여도 되고 일을 하는 순간 기쁨을 느끼게도 된다. 삶에서 성공의 여부는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재능이 있는 이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경우 성공확률은 높아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만일 그렇게 했는데도 성공을 하지 못했다면 이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모름지기 "나 성공했다!"라고 만천하에 떠들어대어도 하나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