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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먼지 Aug 09. 2023

내일 할 일: 행복

소소한 고성살이 여름방학 시청소감

삐까뻔쩍 화려한 연예인들의 일상을 담은 눈아픈 영상들이나 딥한 영화드라마 말고,

그냥 담백한 게 보고 싶을 때 자꾸 찾아보게 되는 영상이 하나 있다.

원래도 개를 키우는 배우 최우식과 뽀삐
뽀삐와 유미와 우식이. in 여름방학


강아지상을 좋아하는 나와 남편은 배우 정유미를 좋아하기도 하고, 작년에 복구덕구랑 떠났던 강원도 고성을 너무 좋아했어서인지 '여름방학'을 보고 있으면 내가 마치 고성에 가 있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건강한 한끼, 여유있는 하루를 보내며 찐남매 케미를 발산하는 두 사람의 예쁜 말들도, 게스트들을 배려하는 마음들도 아주 예뻤다.

(뽀삐는 지금 다시 보니 덕구를 떠올리게 해준 선물이었다)


마지막화에 삽입된 ost중에 유재하의 <지난 날>이라는 노래가 귀에 오래 맴돌았다.


지난 옛 일 모두 기쁨이라고 하면서도

아픈 기억 찾아 헤매이는 건 왜 일까

가슴 깊이 남은 건 때늦은 후회

덧없는 듯 쓴웃음으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네

예전처럼 돌이킬 순 없다고 하면서도

문득 문득 흐뭇함에 젖는 건 왜 일까

그대로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세상 사람 얘기하듯이 옛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

다시 못 올 지난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그리움을 가득 안은 채 가버린 지난 날

잊지 못할 그 추억 속에

난 우리들의 미래를 비춰보리

하루하루 더욱 새로웁게 그대와 나의 지난 날

언제 어디 누가 이유라는 탓하면 뭘 해

잘했었건 못했었건 간에

그대로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세상사람 얘기하듯이 옛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

(後 斂)

다시 못 올 지난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가버린 지난날

잊지 못할 그 추억 속에

난 우리들의 미래를 비춰보리

하루하루 더욱 새로웁게 그대와 나의 지난 날

생각 없이 헛되이 지낸다고 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변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지난날


덕구가 있던 자리마다 눈물만 여울졌던 자리가

이제는 덕구가 있어 다행이었던 날들로 채워지는 것 같다.

내일을 다시 기대하고 살아갈 이유를 우리 안에서 찾았다.


사랑할 존재가 있어서

그 존재를 내 마음속에 채워넣을 수 있어서

내 인생이 너무도 살만한 세상이었다는 걸

덕구는 이제 죽어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나는 이기적이게도

나에게 그토록 살만한 세상임을 가르쳐준 덕구와의 6년을 얻었음에 감사한다.

어쩌면 내가 살아갈 60년(보다 짧을수도 있지) 보다 그 6년이 내 삶의 최고의 시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덕구가 있었으니까.


덕구가 없는 지금에도

하늘에서 보고있을 덕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나도 덕구처럼 자유롭고 해맑게 자신있게  살아가 본다.

그러다가 이 내몸도 죽고나면 어떻게든 덕구를 찾아가서 물어볼테다.


"덕구야, 여섯살동안 너의 견생도 하루쯤은 행복했어?"

라고.


소소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남편의 게임책상 위에 아아 한잔 올려놓고,  다시 내일 지을 밥을 올려본다.


내일 할일 : 행복.

우리 모두가 내일 할 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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