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무다리의 콧바람 일기

02 첫 번째 콧바람 신혼여행 part1... 싱가포르에 가다

by 쫑무다리

'쫑무다리의 콧바람 일기'의 첫 번째 콧바람은 2012년 9월 8일. 나와 아내가 부부가 된 날이다.


9년 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우리 부부는 2012년 이후 매년 결혼기념일에 맞춰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로 약속했다.


쫑무다리 부부의 신혼여행지이자 첫 번째 콧바람 여행지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 롬복.


결혼준비를 하면서 신혼여행지를 선택할 때 나와 아내가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신혼여행을 담당할 여행사에 나와 아내가 이런 기준을 가지고 있다 설명을 드렸고, 여행사에서 제안한 곳이 롬복과 남태평양의 섬나라 뉴칼레도니아였다.


나와 아내는 롬복이냐 뉴칼레도니아냐를 놓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롬복으로 정했다. 대신 뉴칼레도니아는 결혼 10주년에 맞춰 가기로 했다. 신혼여행지로 롬복을 선택한 이유는 시간이었다. 회사에서 결혼 휴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 직항이 없어 왕복 비행시간만 40시간이 넘는 뉴칼레도니아를 간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했다.


물론 롬복도 직항이 없었지만 싱가포르를 경유해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관광으로 2일, 롬복에서 휴양으로 4일을 보내면 관광과 휴양이 합쳐진 알찬 신혼여행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가 정해졌으니 숙소를 정할 시간. 여행사에서 일사천리로 싱가포르와 롬복의 숙소를 알아봐 주셨다. 롬복의 숙소는 마음에 들었는데 싱가포르 숙소가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여행사에 싱가포르 숙소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로 잡아달라 부탁드렸다.


그렇게 정해진 우리의 신혼여행.

인천-싱가포르 항공편은 싱가포르 항공, 싱가포르-롬복 항공편은 실크에어. 싱가포르 숙소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롬복 숙소는 꾼지 풀빌라로 결정됐다. 싱가포르에서 2일은 우리 두 사람의 자유여행으로, 롬복에서 4일은 여행사가 마련한 패키지여행으로 진행됐다.


대망의 2012년 9월 8일. 부부가 된 우리는 결혼식을 마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나와 아내를 태운 비행기는 신혼여행의 중간 기착지인 싱가포르를 향해 날아갔다.


약 6시간 20분의 비행 끝에 새벽 1시가 넘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밤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인 마리나베이샌즈호텔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20여분쯤 달렸을 때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이 이색적이면서도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오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었다. 9년을 이어온 사랑의 결실을 맺은 날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새벽부터 일어나 결혼식을 올리고 곧장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 호텔에 짐을 풀기까지 20시간이 넘는 강행군이었지만 전혀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았다. 9년을 이어온 사랑의 결실을 맺은 날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오히려 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샌즈 프리미어 가든스 바이 더 베이뷰 킹 스위트룸'으로 예약을 했는데 들어서자마자 탄성이 흘러나왔다. 방 사이즈도 넓어서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야경이었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모습은 또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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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측에서 우리가 신혼여행임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렇게 해놓았던 것일까?


'아무렴 어때! 호텔에서도 우리 두 사람의 결혼을 이렇게 축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더 의미가 있어 보였다.


신혼여행 첫날. 우리 두 사람은 새벽 4시가 다 돼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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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9일 신혼여행 둘째 날.


새벽 4시쯤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침 8시에 일어났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는 비몽사몽의 상태로 아침을 먹었다. 많이 피곤했지만 마냥 잠만 잘 수는 없었다. 이곳에 온 결정적 이유 중 하나인 57층 인피니티풀을 가야 했기 때문이다.


"자기야 우리가 내일 롬복으로 가야 하니까 사실상 오늘이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날이잖아? 피곤하더라도 즐길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고."


나의 이 같은 제안에 아내도 흔쾌히 동의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오전에 인피니티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뒤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머라이언상이 있는 머라이언 파크를 돌아보기로 했다. 저녁에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돌아볼지 나이트사파리를 갈지를 놓고 고민한 끝에 나이트사파리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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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숙소를 마리나베이샌즈로 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상 200미터, 57층 꼭대기에 있는 인피니티풀 때문이었다. 높이뿐만 아니라 길이도 150미터에 달하는 이 초대형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꼭 하고 싶었다.


수영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뻥 뚫린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눈 밑으로 보이는 수많은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하늘에 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오전에 수영장을 이용해 좀 더 한적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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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인피니티풀을 즐긴 우리 부부. 호텔을 나와 싱가포르에 왔다면 누구나 찾게 된다는 머라이언파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은 사자머리 반은 물고기 몸을 가진 머라이언상이 있는 곳이다.


머라이언이 뿜어내는 물을 사진에 담아내려 열심히 걷고 또 걸었는데 아뿔싸!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는 게 아닌가. 결국 우리는 물을 뿜고 있는 머라이언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쓸쓸히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머라이언 파크를 나와 싱가포르 쇼핑의 천국으로 불리는 오차드로드에서 시간을 보낸 뒤 호텔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싱가포르의 마지막 일정인 나이트사파리를 보기 위해 호텔을 나와 베이프런트(Bayfront) 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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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킷판장선(Bukit Panjang)을 타고 베이프런트역을 출발 뉴턴(Newton) 역에 내려 주롱이스트선(Jurong East)으로 갈아탄 다음 카팁역(Khatib)에서 내려 나이트사파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됐다. 이동하는 게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다.


어둠이 내려야 문을 여는 세계 최초의 야간 동물원. 1994년 개장해 밤에만 운영되는 특이한 동물원이었다.


트램 또는 도보로 동물원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트램을 타고 동물원을 돌아봤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야행성 동물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나이트사파리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뒤 호텔로 돌아와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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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무다리 부부의 첫 번째 콧바람 여행지인 싱가포르에서 1박 2일 같은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 부부는 두 번째 여행지인 인도네시아 롬복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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