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신혼여행 part2... 천혜의 자연환경 인도네시아 롬복
2012년 9월 10일 오후 신혼여행의 중간기착지인 싱가포르를 떠나 인도네시아 롬복 마타람 공항에 도착했다.
나영석 피디가 연출한 윤식당 촬영지로 유명해진 롬복. 윤식당이 2017년에 방영됐으니 우리는 5년이나 앞서 롬복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윤식당을 볼 때 정말 신기해하면서 신혼여행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신혼여행지를 롬복으로 정한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 하면 발리를 꼽을 수 있지만 우리 부부에게 있어 발리보다는 롬복이 한 수 위의 여행지였다.
특히 이때까지만 해도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았던 덕분에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평화롭고 한적하게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우리 부부가 가장 이상적인 신혼여행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나와 아내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현지인 가이드가 보였다. 가이드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저희가 OOO부부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3박 4일 동안 두 분의 신혼여행을 책임질 오픽이라고 합니다." 푸근한 인상의 가이드는 유창한 한국말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우리나라에서 5년 간 일한 뒤 돌아와서 지금은 한국인 신혼부부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오후에 도착을 했기 때문에 첫날은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 체크인을 한 다음 리조트에서 준비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롬복에서의 둘째 날. 길리투어를 하면서 스킨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이 예정돼 있다.
길리(Gili)는 인도네시아말로 '작은 섬'이란 뜻이다. 롬복에는 저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여러 길리들이 있는데 우리는 롬복 길리를 대표하는 길리트라왕안, 길리메노, 길리아이르를 돌아보기로 했다.
가볍게 아침을 먹고 오픽 가이드와 만나 본격적인 길리투어 시작. 스킨스쿠버다이빙을 위해 다이빙슈트를 착용했다.
다이빙슈트를 착용하던 아내가 "오빠 태어나서 한 번도 스킨스쿠버다이빙을 해 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 좀 무서운데..."라면서 약간의 긴장감을 나타냈다.
"괜찮아. 물속에 우리 둘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강사분들이 옆에 딱 붙어서 도와준다고 하잖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롬복의 아름다운 바다를 즐겨보자"
사실 나도 스킨스쿠버다이빙은 처음이라 많이 떨렸지만, 불안해하는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 전혀 떨리지 않는 척 연기를 해야 했다.
길리 아이르 근처 다이빙 스폿에 도착한 우리. 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도 아내도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지만, 강사분들의 도움으로 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강사분들과 함께 조금씩 조끔씩 바닷속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물속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새로운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략 10~20미터 사이에서 유영을 하는데 내가 알던 바다가 아닌 것 같았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산호와 열대어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바로 눈앞에서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는 거북이를 봤을 때는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즐거움도 잠시... 갑자기 내 귀에 문제가 생겼다. 귀가 물속의 압력을 버티지 못했는지 엄청난 통증이 몰려왔다. 강사분께 신호를 보내니 천천히 물 위로 나를 데리고 올라갔다. 원래 30여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었던 다이빙이 나의 귀통증 이슈로 인해 20여분 만에 끝나버렸다. 너무 아쉬웠지만 그 아쉬움은 스노클링을 통해 달래기로 했다.
스노클링을 하기 전, 길리 아이르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길리 아이르로 가는 길... 바다 속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물 밖의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히 옅은 푸른색으로 시작해 짙은 푸른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물색깔은 정말 예술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백사장까지. 괜히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 3(BBC)', '숨 막힐 듯 멋진 비밀의 섬(뉴욕타임스)' 등으로 불리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킨스쿠버다이빙에 이어 스노클링까지 즐기고 길리트라왕안, 길리메노까지 돌아보고 난 뒤 리조트로 돌아왔다. 리조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아내와 함께 리조트 주변 바다를 산책하기로 했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2012년 9월 12일 아침이 밝았다. 롬복에서의 셋째 날. 오늘은 요트를 타고 롬복의 3대장 길리를 돌아본 다음 야생 원숭이들을 볼 수 있는 뿌숙 원숭이숲에 가는 일정이다.
아침을 먹고 여유 있게 요트투어에 나섰다. 요트에 탑승해 길리 아이르-길리 메노- 길리 트라왕안 투어에 나섰다. 요트를 타고 다니며 롬복 길리 3총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의 가이드 오픽은 길리 3총사에 대해 큰 길리, 작은 길리, 중간길리로 표현을 했다.
가장 큰 길리인 트라왕안. 세 섬 중 가장 붐비는 섬으로 각종 편의시설과 숙박시설이 다른 섬에 비해 잘 갖춰져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온다고 했다. 이곳이 바로 윤식당을 촬영한 곳이다.
중간길리인 아이르. 인도네시아 말로 '물'이라는 뜻이고, 수상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 했다. 전날 우리 부부가 아이르 근처에서 스킨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겼다.
작은 길리인 메노. 상대적으로 앞의 두 섬에 비해 한적한 곳으로 이곳에서 새끼거북이를 보호해 바다로 내보낸다고 했다.
요트투어를 마치고 트라왕안에서 점심을 먹은 뒤 뿌숙 원숭이 숲으로 향했다. 산속 좁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 숲에 사는 야생 원숭이들을 만날 수 있다. 원숭이들에게 먹이도 줄 수 있어 롬복을 찾는 여행자들이 찾는 명소 중 한 곳이라고 했다.
실제 이곳에 가보니 수많은 원숭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미리 땅콩을 준비해 갔는데 이 녀석들 땅콩을 먹기 위해 우리를 졸졸 따라다닌다. 아내는 무서워했지만 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뿌숙 원숭이숲에서 야생 원숭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리조트로 돌아왔다. 오늘이 롬복에서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날을 기념하듯 리조트에서 로맨틱한 저녁을 준비해 주었다.
어둠이 살짝 내려앉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내와 앞으로 행복하게 서로 아껴주고 사랑 많이 하면서 재미있게 살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여행지.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한껏 여유로움을 즐기면서 제대로 된 휴양을 즐겼던 롬복.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몸과 마음으로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쫑무다리의 콧바람 일기'의 첫 번째 일기인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롬복 신혼여행기가 마무리됐다. 다음 콧바람 일기는 태국 코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