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결혼 1주년 기념여행... 태국의 숨겨진 보석 코창 part.1
2013년 쫑무다리 부부의 결혼 1주년 기념 여행지는 태국 코창(Koh chang).
태국의 휴양지로 푸껫, 코사무이, 파타야, 끄라비가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우리 부부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코창이었다.
'코끼리 섬'이란 뜻을 가진 코창은 푸껫에 이어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여행에 앞서 닥치는 대로 코창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았지만 우리 부부가 여행에 앞서 알게 된 코창은 섬 전체가 국립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나름 유럽 여행객들에게는 많이 알려진 휴양지라는 것이었다.
장소가 정해졌으니 떠나기만 하면 끝. 그런데 방콕에서 코창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 방콕에서 코창까지의 거리는 약 300km.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거나 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우리 부부는 코창으로 들어갈 땐 버스로 방콕으로 돌아올 땐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나와 아내를 태운 비행기는 6시간을 날아 9월 5일 새벽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피곤했지만 우물쭈물거릴 시간이 없었다. 아침 7시 50분 공항에서 코창으로 이동하는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짐을 찾고 부랴부랴 공항 1층에 있는 코창행 버스를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고창까지 편도는 600바트, 왕복은 900바트. 우리 부부는 방콕으로 돌아올 때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편도티켓을 끊었다. 600바트에는 뜨랏까지의 버스비는 물론 뜨랏에서 코창으로 들어가는 페리요금과 코창선착장에서 예약한 숙소까지의 썽태우비가 포함돼 있었다.
스완나품공항에서 버스로 5시간을 달려 뜨랏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페리사무실로 가서 왼쪽에 보이는 페리티켓과 썽태우티켓을 수령했다. 페리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이동하니 우리를 코창으로 데리고갈 페리가 나타났다. 차량도 실을 만큼 크기가 컸다.
페리를 타고 약 40분 정도 가니 코창에 도착했다. 선착장 가까이에 웰컴 투 코창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비행기로 6시간, 버스로 5시간, 페리로 40분. 총 11시간 40분을 이동한 끝에 코창에 도착했다.
페리에서 내려 준비된 썽태우를 타고 숙소인 KC그랜드리조트에 도착했다. 방콕에서 숙소까지 장거리 여행이었지만 나름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에 편하게 올 수 있었다.
KC그랜드리조트. 이때 당시만 해도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느낌의 리조트였다. 바다와 가까운 구관과 도로 하나를 사이로 신식으로 지어진 신관이 있었는데 우리는 깔끔한 신관을 선택했다.
코창에서의 첫날은 오후에 도착한 만큼 섬을 돌아다니기보다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구관 앞에 있는 해변을 산책한 다음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뒤 옥상에 있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수영을 하는데 아주 괜찮았다. 수영장에 아내와 나 밖에 없어서 수영장 전체를 전세 낸 느낌이었다.
코창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코창여행의 하이라이트 호핑투어를 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리조트 로비에서 호핑투어 출발지인 방바오 선착장까지 나와 아내를 태워줄 성태우를 기다렸다.
'Snorkeling trip 4 Islands in 1 day'로 알려진 이 호핑투어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코창에 있는 4곳의 섬을 돌면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프로그램인데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있다.
말 그대로 첫 번째 섬에 도착해 스노클링->두 번째 섬으로 이동해 스노클링->점심식사 후 세 번째 섬에서 스노클링->네 번째 섬에서 스노클링. 그리고 출발지인 방바오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끝이 난다.
네 곳을 돌아보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네 곳 모두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즐겁게 호핑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이곳에 한국분이 운영하는 여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돼 그곳에 들러 코창에 대한 정보를 얻은 다음 숙소로 복귀하기로 했다. 썽태우에서 내려 한국분이 운영하는 여행사에 갔는데 문이 닫혀있는 게 아닌가.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곧바로 문제가 생겨버렸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주변에 숙소까지 우리를 태워줄 썽태우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분명 방바오 선착장에는 썽태우가 많았는데... 왜 여기엔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2025년의 코창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2013년의 코창은 리조트 주변이나 선착장 주변 외 지역에는 썽태우를 보기가 너무 어려웠다.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래서 내가 우리가 탔던 썽태우 보내지 말자고 했잖아" 아내가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건넸다.
"괜찮아 조금만 걷다 보면 썽태우 만날 수 있을 거야. 설마 썽태우 한 대 안 지나가겠어?"라면서 아내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한참을 걸어도 썽태우는커녕 도로 위를 달리는 차조차도 볼 수 없었다. 날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가고 나도 아내도 슬슬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었다. 여전히 도로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구불구불한 도로 위를 나와 아내만이 걷고 있었다.
이렇게 한 40여분을 걸었을까? 지나가던 트럭 한 대가 우리 앞에 섰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우리에게 타라는 신호를 보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계속하면서 트럭 뒤편에 탔다. 트럭을 타고 10분 이상을 더 달려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도 감사해서 가지고 있던 현금을 탈탈 털어 사례금으로 드리겠다고 하니 한사코 거절하셨다. 그러면서 여기서 좋은 시간 보내고 가라는 말을 남기시고는 쿨하게 떠나가셨다.
만약 그분이 아니었다면?
어둠 속에서 나와 아내는 구불구불 나 있는 산길 도로를 불안에 떨면서 걸어야 했을 것이고,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찔함에 몸서리가 쳐졌다.
나와 아내를 태워주셨던 그분은 우리 두 사람에게는 코창에서 만난 천사였다.
-코창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