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서는 너 // 오선 이민숙
쓸쓸히 부서지는 저녁은
고요히 일어서는
아침이 있었기 때문이요
앙상한 뼈를 드러낸 나목이
무성한 그늘을 내릴 때는
긴 기다림이 있었다는 까닭이다
달빛이 소리 없이 강물을 건너고
별빛이 까닭 없이 빛나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사랑을 다하지 못한 이유요
저물녘 지는 꽃잎은
밀어 올리는 꽃대를 보았기에
일어서는 아침과 돌아오는 저녘이
우리 곁에 머물고 있음이다
출렁이는 물살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아픈 소리를 내는 것은
넘어지되 넘어질 수 없고
쓸어지되 쓸어 질 수 없어
물살을 딛고 일어서는 외침이다
출처 ~ 오선 이민숙 시인 뜨락
5집 // 오선지에 앉은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