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과학 용어 쉽게 이해하기
우리나라 고교생 3명중 1명이 스스로를 수포자라 생각한단다. 초등생과 중학생도 수포자 비중이 높긴 마찬가지이다. 시험에 너무도 어려운 문제들이 나오니 여기에 질려 수포자가 된다고들 하는데, 일면 동의도 하지만 경험상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고 본다.
우리가 배웠던 수학용어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기하 미분 적분 유리수 무리수 정의역 공역 치역 법선 모선 함수 도수 변량 상관도 연역 귀납...
이들 중 용어만 듣고서 직관적으로 이해되는게 몇개나 될까?
과학용어도 마찬가지다. 유기 무기 섭씨 화씨 복사 전도 대류 임계 직류 교류 삼투압 용매 용질 비열 산화 환원 주상절리 등등...
나도 이과에 공대를 나왔지만, 단어만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그 뜻이 무엇인지,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단어들 투성이다.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 다닐 때도 이렇게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로 인해 공부할 때면 마치 뻑뻑한 고구마를 먹은듯 답답했다.
이들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한자를 깊이 하나하나 이해하거나, 아니면 그냥 용어 따로 의미 따로 외워서 연결시키는 수 밖에 없다. 용어 자체로는 그 뜻이 이해되지 않으니, 뜻을 별도로 이해하고 이를 다시 생경한 용어와 접목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헷갈릴 수 밖에 없다.
가장 기초인 용어에 대한 직관적인, 정확한 이해가 떨어지니 다음의 응용단계를 아무리 가르쳐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인해 매년 수없이 많은 아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결국에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도 전에, 부딪치지도 않은 미지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포자, 과포자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학창시절, 용어부터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친구들이 많았다.
이는 서양의 문물을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념화하고 번역하지 못하고 중국이나 일본의 번역물을 그대로 사용한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대로 사용한 용어들을 바꾸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들을 지금처럼 기능적 정의만 그냥 무턱대고 암기시키고 고난도의 문제를 푸는 것으로 몰아갈 아니라, 용어의 어원과 본질부터 조금은 이해하기 쉽도록 알려준다면, ‘수학’이라는 까마득히 높은 빌딩에서 ‘용어’라는 첫번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수학, 과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나 자신도 그동안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수학, 과학 용어들을 알기 쉽게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