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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룰루 랄라 Jan 19. 2023

[책 리뷰] 곰탕 1,2

타인의 얼굴로 사는 인생 

김영탁 장편소설


회사를 다니며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로 맺어진 관계 속에서 늘 긴장하며, 나 아닌 누군가를 온전히 믿지 못한다. 사방이 적뿐인 회사 생활 중 책 읽기 좋아하고, 대화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친구를 만났다. 서로 책 읽는 취향도 비슷하다. 그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기에, 망설임 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1,2 권을 읽는 동안 소설 속에 푹 빠져 버렸다.  


한 줄 요약 

미래의 적막한 부산, 곰탕집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고 있던 마흔 중반 이우환이 곰탕을 배우기 위해 과거 부산으로 여행하며 겪는 이야기 


줄거리

줄거리 

2063년 부산 어느 곰탕집에서 주방보조로 일하고 있는 마흔 중반의 이우환. 미래의 부산에서는 소고기가 없어 쥐처럼 생긴 동물로 곰탕을 끓인다. 그 곰탕의 맛은 사장님이 예전 부산곰탕집에서 먹은 맛과는 너무 다르다. 곰탕집 사장님은 고아원에서 자라 가족이 없는 이우환에게 곰탕기술을 배워 오라며 과거 부산으로 시간여행을 보낸다. 시간여행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자신이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생각에 이우환은 목숨이 아깝지 않다. 부산으로 시간여행을 가고, 13명이 시간여행 배에 탑승하지만 그중 11명이 죽고 곰탕을 배우러 온 이우환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온 이화영만 살아남는다. 


이우환은 곰탕집 사장님이 가르쳐준 주소로 찾아간다. 거기에는 부산곰탕집이 있었다. 이우환은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종인의 일손을 도우며 이종인의 환심을 얻어 주방보조일을 하게 된다. 


이종인과 이우환은 나이도 비슷하다. 이종인의 아들 이순희는 학교에서 유명한 싸움꾼이다. 이우환은 이종인의 아들 이름이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버리고 고아원에서 자라게 한 이순희를 미워한다. 그러나 만남을 가질수록 이우환은 어린 아버지 순희가 좋아진다. 매일 밤, 늦게 들어오는 어린 아버지를 위해 이우환은 곰탕을 끓인다. 이순희와 유강희, 이우환의 어린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현재에는 없는 부모와 보낸 시간에서 행복을 느낀 이우환은 미래로 돌아가지 않고 과거에 남게 된다.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진다. 욕심을 낸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 이화영에게 쫓기게 되고 이화영이 죽여야 될 사람이 된다. 이종인은 미래에서 와 과거에 정착한 중개인 박종대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박종대는 사람들을 모아 미래사람들이 과거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들에게 주인이 있는 영진아파트를 내어준다. 성형외과 의사 도깨비가 미래에서 온 사람들의 얼굴을 현재 사람의 얼굴과 바꿔준다. 미래에서 온 그들은 과거 사람의 얼굴로 그들의 인생도 훔친다. 도깨비, 예술가, 공무원, 사업가 그리고 이순희. 박종대는 그들을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그것이 박종대 미래에서 과거로 온 이유이다. 


박종대의 도움으로 이우환은 이종인이 된다. 이우환은 타인의 얼굴을, 할아버지의 얼굴을 빼앗은 것을 괴로워한다. 그러나 행복해지고 싶었던 이우환은 박종대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이순희는 박종대의 사람으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감옥으로 가게 된다. 유강희는 이우환을 낳고 죽는다. 그리고 미래에서 자신과 같은 배를 타고 온 어린 소년 이화영마저 죽게 되는데...


과거에서 행복을 찾고자 했던 이우환은 행복 해 질 수 있을까?


인상 깊었던 문장(곰탕 2 중에서)

- p.39 아끼던 것을 모두 버린 순희는 어디서 뭘 하고 있나, 말이다.(강희)


- p.64 상처들은 그렇게 생겨난다. 욕심을 내다가, 혹은 너무 즐거워하며 있다가.


- p.80 순희는 울면서 실감했다. 없었던 일로 잊어버리기엔 눈앞의 총이 너무 진짜였다. 모두 일어난 일이었다.


- p.141 뜻밖에 우환은 어머니의 뒤에 타고 이곳으로 와 아버지의 환영을 받고 있었다.


- p.205 우환은 소년의 죽음이 억울했다. 자신이 죽었다면 소년은 돌아갔을 것이고, 우환은 타인의 행복을 탐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 p.320 필요했던 건 체념뿐이었다. 결국은 행복해질 수 없음을, 그때 알고 체념했어야 했다. 인상 깊었던 문장


이우환은 단지 곰탕 기술을 배우러 과거로 왔다. 그러나 부산곰탕에서 아버지 이순희와 유강희를 만나고, 자신을 버린 그들과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할아버지의 얼굴을 빼앗아, 아버지 이순희와 아니 지금은 아들이 되어버린 이순희와 행복하고 싶다. 그러나 타인의 희생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었다이우환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욕심을 낸 것이다. 인간의 욕심은 타인의 목숨조차 정당화시킨다.


김영탁의 장편소설 곰탕은 읽는 내내 뒷 이야기가 궁금했다. 짧은 문장은 글 읽는 이에게 속도감 있는 전개를 선물했고, 마지막엔 반전 내용도 있다. 

 

곰탕의 최종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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