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Report. 멋진 신세계

by 김매화

예전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1984"를 읽고 난 뒤 부터 SF 디스토피아 소설에 큰 관심이 생겼었고, 그 때 알게 되었던 책이다. 밀리의 서재 어플에 전자 책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 결국 강남 교보문구에 가서 샀는데 6개월만에 첫 책장을 펼쳤고 1주일 걸려 완독했다. 읽고 난 뒤 느꼈던 점은 확실히 "1984"와는 결이 약간 다르다. 1984는 완벽히 통제된 사회 속에 반란의 여지가 존재 할 수 있는 배경이라면 "멋진 신세계"는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는 완벽한 세상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누구도 불행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가 행복을 꿈꾸는 멋진 세계인 것이다.




근데 왜 이처럼 아름다운 문명 세계가 왜 처참하고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의 내용일까? 멋진 신세계에서 인간들은 철저한 배양 공정을 통해 생명을 잉태한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 마냥 5계급을 분리하여 철저한 배양을 지양한다. 알파 - 베타 - 감마 - 델타 - 앱실론 으로 구분지어 철저하게 인간을 창조한다. 이들은 계급에 따라 인공 수정 방식 및 태교 방식, 세뇌 교육의 방식이 매우 다르다. 높은 계급은 하나의 난자에서 하나의 정자를 결합시켜 하나의 생명을 창조하는 반면, 낮은 게급은 하나의 난자로 동일한 정자를 결합시켜 마치 도플갱어 처럼 동일한 얼굴과 신체를 갖고 "복사" 된다.


이렇게 탄생한 인간은 세뇌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인 "부모님" 그리고 "가족", "임신" 등 이런 단어들을 혐오하게 끔 교육받고, 수면 도중에도 쉬지 않는 라디오를 틀어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 계급이라서 행복합니다"의 전자음을 끊임없이 재생한다. 이런 철저한 세뇌와 사상 주입을 통해 비로소 하나의 인간이 만들어 진다. 이들은 성인이 되면 각 계급에 맞게 일선에 투입되며 행복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멋진 신세계를 살아간다.


멋진 신세계의 사회 구성원들은 연애 따위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성관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여기서 핵심인 "소마"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이는 일종의 마약으로 피로감과 안정감을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약물이다. 이들은 이 소마를 섭취해 하루의 피로를 풀고 또는 쾌락의 절정을 위해 사용 된다. 이 소마는 급여에 포함되어 있어 세상 모두가 소마를 섭취한다. 그래서 불행 따위야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소마 1알이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니까. 그리고 이들은 모두 아프지 않고 병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배양을 통해 바이러스를 전부 제거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존이라는 인물이 진 주인공인데 존은 배양 공정을 통해 창조된 인간이 아니다. 이 세계관에는 야만인 보호구역이 존재하는데 여기서는 임신이라는 것을 통해 잉태된 혐오스러운! 인간이다. 소설을 보면 알겠지만 존은 멋진 신세계라는 사회의 입성하게 된다. 여기서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왜? 그는 세뇌 및 사상 주입을 받지 않고 가족이라는 개념을 장착하고 있으며, 소마라는 것을 섭취하지 않고 셰익스피어의 광팬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중에 멋진 신세계의 일원과 존의 차이점이 계속해서 드러나는데 내용이 정말 가관이다.


어쨌든 책의 결말 부분에 치닫을 수록, 존과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 중 1명인 사람과 대화를 끊임없이 펼쳐가는데 이 부분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서로의 입장 차이에 대한 이해는 전혀 좁혀지지 않으나, 각자 서로 추구하는 세계와 정의하는 아름다움은 너무나도 극명하다.

마지막 대화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발췌해 봤다.

"우린 그렇지 않아요." 통제관이 말했다. "우린 편안하게 일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무스타파 몬드가 말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야만인이 도전적으로 말했다.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겠어요."

"늙고 추악해지고 성 불능이 되는 권리와 매독과 암에 시달리는 권리와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고생하는 권리와 이 투성이가 되는 권리와 내일은 어떻게 될지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살아갈 권리와 장티푸스를 앓을 권리와 온갖 종류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워할 권리는 물론이겠고요."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요구합니다."

즉, 존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얻어내는 대목이다. 멋진 신세계의 일원들은 배양 공정을 통해 창조 됐기 때문에 아프지 않고, 늙지 않으며 심장의 수명이 명을 다하면 사망하지만, 임신을 통해 태어난 존은 인간으로서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존은 아프고 병들며 늙고 죽어가는 인간의 자연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결말은 비극적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다. 결국 존은 자연을 택해 홀로 살아가지만, 멋진 신세계의 일원들이 그를 내버려둘리 없었고 미친듯한 관심을 통해 얻은 스트레스로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글을 적다보니 생각한건데, 저 자살을 본 멋진 신세계의 일원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했을까? 과연 자살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알기나할까? 이처럼 참담하고 잔혹한 세상이 바로 멋진 신세계이다.

마치 매트릭스의 빨간 약과 파란 약을 보는 듯하다. 진실을 모르고 살면, 행복하게 그리고 그저 따르는대로 편안히 살아 갈 수 있지만, 진실을 마주한 순간 지옥이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글을 봤는데 이런 내용이 굉장히 눈에 들어왔다.

1984의 세상에서는 책을 두려워한다. 사람들이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여 세상을 뒤바꾸기 위해 혁명을 도모하지 않을까? 하면서 하지만 멋진 신세계는 애초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책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세상 모두가 행복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왜 소설의 이름이 멋진 신세계인지 알 것 같다. 만약 내가 그 사회의 일원 된다고 가정한다면, 그야 말로 정말 멋진 신세계 아니겠는가?


책에서 말해주듯 태교에서부터 시작되어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된 교육을 진행한다면, 그 아이들은 그런줄 알고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것이다. 마치 "부모" 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혐오감이 생길 수 있는 것처럼.

약간 예시를 들자면 1984는 마치 북한 같고, 멋진 신세계는 매트릭스의 안의 가상 세계인 것 같다.

1932년에 발행 된게 맞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내용도 치밀하고 흡입력 있게 읽었던 책이다.

다음에도 다른 좋은 디스토피아 소설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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