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無明) - 없을 무, 밝을 명. 밝지 못하는 마음.
오늘 명상 수업에서 들은 사연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2019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온 남편을 5년간 간병하던 한 아내의 이야기였다.
요즘 들어 남편에게 화가 자꾸 올라온다며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채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남편에게 울화통이 올라오는 것은 남편에게 집착했다는 것입니다."
집착.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5년간 헌신적으로 간병한 것이 집착이라니?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남편이 예전처럼 걸었으면 좋겠다', '남편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나아지지 않을까?'
이 모든 마음이 집착이었구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
그것이 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성인들의 담대함이 수없이 많은 고통, 정진, 고난 속에서 태어난 것 같다.
고난과 역경이 닥쳤을 때 실천적으로 해나가는 사람이 수행자다.
이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내가 겪는 작은 어려움들도 모두 수행의 과정이구나.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남편과 의견이 다를 때, 시어머니와 갈등이 생길 때.
이 모든 순간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인생을 헤쳐나갈 힘은 고난을 닥쳐본 사람만이 안다.
위기가 최고의 기회다.
반드시 이유가 있다.
필유곡절(必有曲折) - 반드시 구부러지고 꺾이는 일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작년 이맘때, 나는 심한 우울감에 빠져 있었다.
모든 것이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 어둠의 시간이 있었기에 명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고통이 있었기에 진짜 평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대자유 = 해탈
완전한 자유.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상태.
아직 나는 그 경지와는 거리가 멀다.
아이 성적에 일희일비하고, 남편 표정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여전히 수많은 것들에 집착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안다.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무엇이 나를 괴롭게 하는지를.
그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다.
무명에서 벗어나는 것은 갑자기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같지 않다.
작은 촛불 하나가 켜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매일 아침 5분간의 명상이 그 작은 촛불이다.
하루 중 한 번이라도 내 마음을 관찰하는 것이 그 작은 빛이다.
어리석음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도, 조금씩 줄여갈 수는 있다.
무명을 완전히 밝힐 수는 없어도, 조금씩 밝혀갈 수는 있다.
오늘도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찾아올 것이다.
아이가 짜증 낼 수도 있고, 일이 뜻대로 안 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모든 것이 나를 성장시키는 기회라는 것을.
고난을 닥쳐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필유곡절. 반드시 이유가 있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어도, 언젠가는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5년간 간병하시는 그 아내분이 마음에 남는다.
화가 올라오는 것도 당연하다.
집착하는 것도 인간이니까 당연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 화를 관찰하고, 그 집착을 알아차리려는 마음을 내신 것만으로도 이미 수행자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실천하려 하시는 그 마음이 진짜 담대함이다.
무명을 밝혀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