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하이킥(제10편)

32. 아빠 코트 어깨의 침 자국~34. 커진 손과 악수

by 햇살가득

제10편



32. 아빠 코트 어깨의 침 자국

분가(分家) 후 두 달 만에 둘째가 태어났고, 매일 아침 네 식구가 한 차에 올랐다. 남편이 둘째 아들을 가슴에 안고, 옆 좌석에는 큰아들을 태우고, 오 분 거리의 시댁에서 내리곤 했다.


일 년 후, 오 분 정도 더 걸리는 곳으로 이사한 후부터는 시댁 앞 횡단보도가 새로운 이별의 장소가 되었다.

남편이 둘째 애 머리를 어깨에 대고 안고 갈 때, 잠든 둘째는 침을 흘려 그의 버버리 코트 어깨에는 하얗게 마른 침 자국이 남았다.

곤히 잠든 둘째와, 차 안에서 비몽사몽인 큰애를 시부모님께 맡기고 남편은 출근길에 올랐다.


33. 고사리손 악수

둘째 아들이 네댓 살 이후부터 남편은 따로 출근했다. 내 차에는 두 아들만 태웠고 시댁 앞 횡단보도에서 내려 주곤 했다.


그곳에서 늘 시어머님이 기다리셨다가 두 손자를 집으로 데려가셨다.

둘째는 두 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늘 내 차 뒷좌석에 형과 나란히 함께 앉았다. 내릴 때, “엄마 손!”이라고 내가 말하면, 두 아들은 그 작은 고사리 손을 내밀었다.



뒤로 팔을 뻗어 따스한 애들의 손을 잡으며, “사랑해요. 사랑한다.” 말하곤 했다.


차에서 내린 후에도, 도로에서 두 아들을 각각 가슴에 안아 주며,


“사랑한다. 학교 잘 갔다가 와.” 인사했다.


다시 차에 올라 서둘러 먼 출근길을 달렸다.


교무실에서 부교재를 만들고 있는데 저녁 일곱 시 즈음, 따르르릉~,


“엄마, 엄마 언제 와, 이잉! 흑흑... 빨리 와~ 잉, 흐, 흐흑!!”


“으응! 엄마가 늦어서 미안해. 금방 갈게~”


결국, 약속을 못 지키고 두 시간 지나서 출발, 둘째는 이미 자고 있었다.


34. 커진 손과 악수

그 횡단보도에서 어린 둘째는 왼팔을 버쩍 치켜들고 좌우를 살피며 건너갔다.

큰아들이 고등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아침엔 둘째 아들만 태우게 되었다.

5학년부터 중학생 때까지, 내릴 때마다 “엄마 손” 하면, 어느새 아빠 손만큼 커진 손이 내 손을 잡는다.


“사랑해요. 다녀오세요.”


“그래, 엄마도! 학교 잘 갔다 오고 ... ... 컸다고 이젠 저녁에 엄마한테 전화도 안 하네? 엄마가 그때 약속을 못 지켜서 많이 속상했겠다.”


“... ... ...”


악수만으로는 부족해서, 차에서 내린 후, 길에서 막내를 꼭 안으며, “사랑해~.” 한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막내의 모습을 백미러로 보면서, 나는 다시 액셀을 밟았다.




*이 글은 총 12편(1번~41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편마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재할 예정입니다.

제1편(1번~4번) 글이 마지막 제12편(38번~41번)까지, 계속해서 주제를 이끌고 가는 구조입니다. 각 편 순서대로 읽으셔야 내용 연결이 잘 되고 흥미진진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저는 블로그에서 필명 '햇살 든 베란다'로 같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 글벗이 되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코트 #어깨 #침 #자국

#버버리 #가슴 #시댁

#비몽사몽 #횡단보도

#출근길 #시어머님

#하얗게 #마른 #악수

#고사리손 #교무실

#부교재 #따르르릉

#이잉 #흐흑 #흑흑

#기숙사 #약속 #버쩍

#치켜들고 #속상 #손

#미안해 #백미러 #신호

#액셀 #사랑한다 #네댓


이전 08화거침없이 하이킥(제9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