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추억은 줄줄이 사탕처럼

by 햇살가득

언니는 4년 전, 다른 곳으로 약국을 옮기려고, 약국 자리를 알아보러 노량진 쪽에 가보게 됐다고 한다. 그날, 언니는 자기 여덟 살 때의 기억 속의 추억을 꺼내서 올케들도 있는 가족 카톡 대화방에서 다음과 같이 문자를 주고받았다.


가파른 언덕배기 VS 차 사고


"오늘 약국 자리 알아보러 노량진 쪽에 가보게 됐다. 강남교회. 너 생각나니? (응. 그러나 뚜렷하진 않아. 어렴풋해.)


내가 8살 때 네 손잡고 허름한 2층 계단을 올라 예배 보던 그 조그마한 교회가 너무너무 웅장한 모습이 되어 있더라. (아, 그래?)"


"그 당시 그 교회는 아주 가파른 언덕에 비스듬히 위치해 있었지. 네가 여섯 살 때, 차에 치일 뻔했던 지점에 지금 내가 차 타고 서 있다. (어머, 그래?)


아주 오래 전의 잊혀 있던 그곳 속의 기억이 그곳에 오니 선명히 떠오른다."


"커다란 덤프트럭 바로 앞 1센티쯤이라 하자.

너는 넘어지며 그 차가 멈췄고, 너는 파랗게 질려 있고, 트럭 운전사는 우리에게 쌍욕을 해댔고... (나도 그 차에 크게 다칠뻔했었던 기억이 있지. 그때, 내 또래의 동네 애들과 언니 또래의 남녀 아이들이 우리 집에 우르르 몰려왔지. 모두 놀란 얼굴로 방에 둥글게 둘러앉아 있었지. 엄마는 내가 그 차와 부딪쳤던 교통사고로 얼마나 다쳤는지 살펴보시려고 내 옷을 다 벗기시고 한참을 이리저리 살피면서 어디 아픈데 없냐고 연거푸 물어보셨었지. 나는 다친데 없다고 해도 엄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계속 물어보셨던 것 같아.)"


"그 기억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는데, 노량진 언덕배기를 오니까 그때 생각이 떠오른다. 50년 이상 한 번도 기억나지 않았던 일이."



동네 또래 아이들 VS 삼 남매 동네 한 바퀴


"너는 기억할까? 상도 2동 우리 집에서 아주 멀리 걸어서 노량진까지 네가 나를 따라 교회 갔던 기억을? (응. 그렇지. 거기 가는 길에 전봇대도 있었고, 축대도 있었고, 작은 건물들도 보였지.)"


"지금 갑자기 그 생각이 나면서 여덟 살 때 기억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네."


"그때는 동네 3~4살 더 나이 많은 언니들을 따라서 교회도 다니고 놀이터에서 놀고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녔지. (나도 언니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덥다고 벗어 놓은 스타킹을 잃어버렸던 기억도 있어. 하하하)


"너는 나 따라서 간다고 신발도 못 신고 들고 나오고. 세 살이었던 어린 00이도 누나들 따라간다고 울고불고... 오늘따라 어린 시절의 상도동 기억이 많이 나더라. (세 살 어린 00이도 그랬었어? 난 기억 안 나는데....)"


"약국 자리는 별로 내키지 않아서 그냥 지나쳐 왔지만 그 기억의 끈들을 찾아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집에 왔다."


"이렇게 나이 60이 넘으니 내가 갔던 곳, 내가 살았던 곳을 가면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던 일들이 생각난다. (맞아. 맞아. 나도 그럴 때가 있어.)"



꽉 붙잡고 싶은 어릴 적 추억들


"그래서 추억이 많아야 행복하고 감정이 풍부해지는 것 같다. 어릴 적 추억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그래. 그렇긴 하지.)"


"작은 올케~~. 아직 어린 조카 **에게는 형제도 없으니까, 친구들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줘요." (언니는 형제, 남매가 없는 조카 **가 많이 걱정되나 보구나!)"


"네, 형님. 친구들과 다양한 체험학습활동을 자주 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오늘 상도동 쪽 약국 자리를 알아보러 갔다가 여러 생각이 한꺼번에 줄줄이 사탕처럼 나오더라. (아, 그랬구나! 어릴 적 추억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나왔었구나! 그 기억을 그 순간 꽉 붙잡고 싶었겠네!)"




저는 블로그에서 필명 '햇살 든 베란다'로 같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 글벗이 되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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