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_안 괜찮아 보이기도, 괜찮아 보이기도
토크쇼에서 한 연예인이 친구의 자살 후 자신의 삶에 대해 말했다. "안 괜찮아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 괜찮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라고.
나 역시 그러했다. 안 괜찮아 보이기 싫었다. 누군가가 자살로 엄마를 잃은 나를 가엾게 여기는 것이 싫었고, 동정하는 것이 싫었고, 위로하는 것이 싫었다. 특히 가족에게는 더했다. 안 괜찮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나를 신경 쓰고, 배려하고, 애처롭게 여기는 것이 진절머리 나게 싫었다. 그래서 괜찮은 척을 했다.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괜찮냐'라고 물어보면 무조건 '네'라고 대답했고, 비슷한 시기에 가족을 잃었던 친구들과 '유가족 모임'이라며 자조적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참 웃긴 것은 다른 사람이 괜찮아 보이는 것에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모순적인 짓이었지만 내가 괜찮은 척을 하면서도 남은 괜찮지 않기를 바랐다. 엄마가 죽었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나만 이렇게 슬픈가?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가? 하는 꼬인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들도 '안 괜찮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괜찮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가족이, 그것도 단 둘이 살던 엄마가 죽었는데, 저렇게 웃고 떠들며 즐기는, 엄마 생각은 코빼기도 하지 않는 매정한 딸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전혀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사람인 양 취급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결국엔, 솔직해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