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_마지막 웃음
엄마의 마지막 웃음은 두 개다.
하나는, 케이블에서 하는 세상에 이런 일이 재방송을 보면서 함께 웃었던 것. 알몸으로 산속에서 생활하는 아저씨 이야기였는데, 나무를 오르다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며 엄마와 함께 깔깔 웃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의 마지막 진짜 웃음이었다.
다른 하나는, 엄마를 본 마지막 날. 수술 이후 고통스럽거나,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표정으로 지냈던 엄마가 매트리스 위에 누워 친구와 환히 웃고 있었다. 이모한테 엄마가 이상하다고 전화가 왔다고 하니, 엄마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친구 집에서 편히 놀다 자고 오라는 말에, 나는 방으로 돌아가 갈아입을 옷을 골랐다. 검은색 후드티와 바지. 그때,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왔다.
"봄이니까 화사한 거 입지."
나는 괜찮다며 옷을 갈아입었다. 참 마지막까지도 말 안 듣던 딸이다. 새카만 옷을 입고 나는 현관으로 나섰다. 엄마는 의자에 앉아있는 친구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것이 엄마의 마지막 웃음이었다. 엄마의 마지막 웃음은, 가짜 웃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채, 조용히 문을 닫고 집을 나섰다.
가끔 상상해보고는 한다. 친구마저 간 뒤, 더 이상 연기가 필요 없는 상황이, 오롯이 혼자 남아있을 상황이 되었을 때. 엄마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유서를 쓰고, 보험 서류를 정리하고, 인터넷에 '자살하는 법'을 검색하고, 사진을 저장하고, 죽음 앞에서 내게 카카오톡을 보냈을 때, 엄마가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