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_연락 씹지 못함 증후군
엄마는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나에게 연락했고, 나는 '이모티콘을 사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만 답장이 늦었으며, 엄마는 그 메시지를 읽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트라우마로 인한 하나의 습관이 생겼는데, 내가 지은 이름은 '연락 씹지 못함 증후군'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아무리 받기 싫어도 휴대폰 벨소리가 끝나기를 기다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혹시 이게 마지막 연락이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받기 싫은 연락을 받으면 무조건 후회할 상황이 오지만, 받지 않으면 끝도 없이 불안해진다.
특히 아빠. 언제부턴가 나는 아빠를 참을 수 없어졌고, 아빠와 통화할 때마다 결국 마지막에는 화를 냈다. 화를 낼 만한 일이었어도 이후에는 죄책감이 들었다. 게다가 전화를 거는 아빠는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이므로, 대부분은 똑같은 질문을 네다섯 번씩 하거나 이뤄지지도 않을 목표를 웅얼대는, 영양가 없는 내용들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빠의 연락을 무시하지 못한다. '혹시 이게 마지막 연락이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어 버리기에.
선생님은 술 취한 목소리가 상대편에서 들려오면 그냥 끊어버리면 된다고 말했지만, 아마 당분간은 그러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도 알고 선생님도 알고 있다.
나는 엄마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나는 언젠가 또 아빠에게서 연락이 오면, 받을 것이다. 참 슬프고 괴로운 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