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_신은 기회를 준다

by 김평화




生_신은 기회를 준다



베드로는 수탉이 울기 전, 세 번 예수를 부인한다. 신은 수탉의 울음소리 전 그에게 세 번의 기회를 줬지만, 결국 그것을 잡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신은 자비로우면서도 냉정해서, 중요한 순간에는 늘 기회를 주지만 그 기회를 놓친다면 결코 다시 돌려주지는 않는다.


나에게도 세 번의 기회가 있었다. 첫째. 집에서 나와 이모에게 전화가 왔을 때. '엄마가 이상하다'며 이전에 전화를 걸었던 이모는 나에게 엄마는 어떻냐 물었고,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활기찬 목소리로 '괜찮아 보이던데요? 저 지금 친구 집에 자러 가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이모는 내게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알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때 첫 번째 기회를 놓쳤다.


둘째.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사들고 친구의 별장에 갔다. 그런데 우체통에 있을 것이라던 열쇠가 없었다. 때마침 물기가 있는 찬바람이 불어왔다. 주변은 신기할 정도로 고요했다. 손에 햄버거 봉지를 들고 나는 고민했다. 다시 집에 돌아갈까, 말까. 엄마의 시간을 방해하면 안 되니까, 나는 방에만 있으면 될 것도 같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있으면 덜 신날 테고, 햄버거도 이미 샀고... 그래서 결국 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타지에 있었기에, 친구의 엄마가 열쇠를 가지고 와줬다. 이때 두 번째 기회를 놓쳤다.


셋째. 어렵사리 들어간 별장이 미치도록 추웠다. 친구의 말로는 한 시간 정도 있어야 따뜻해질 것이라고 했다. 바닥의 찬기가 올라오는 이불 위에 앉아 차라리 집에 가는 것이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그 추운 곳에서 한 시간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엄마의 장례식을 상상했다. 그때부터 일종의 불안장애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약간 불안해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불안장애를 앓고 있었기에 그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생각되었다. 그때 즈음 방이 점차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이때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그대로 나는 엄마에게 늦은 카톡을 보낸 뒤,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다. 평소에는 새벽 2시 정도에나 잠에 드는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10시쯤 잠에 들어 버렸다. 자고 일어나니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문풍지 사이로 따뜻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갔을 땐, 어느샌가 날이 어둑어둑해져 곧 비가 올 듯 묵직한 바람이 복도로 끊임없이 범람했다. 그 바람이 나에겐 수탉이다. 이제 너에게 기회는 없다는, 신의 통보이자 꾸짖음. 신이 준 기회를 외면한 자의 비참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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