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_엄마도 울 줄 안다

by 김평화





生_엄마도 울 줄 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눈물이 많았다. 좋게 말하면 감성적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유약했다. 혼나도, 슬퍼도, 화나도, 기뻐도 눈물을 흘렸다.


내 감정에 너무 충실했던 탓일까, 생각해 보니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당신은 엄마의 우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아마 많은 엄마들이 그 모습만은 자식들에게 감추려 할 것이다. 웃거나, 화를 내거나, 가끔 침울해하긴 하더라도 우는 모습만은.


그런 엄마도 울 줄 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열아홉 살. 당시 나는 수시에서 모두 탈락하거나 예비번호를 받았는데, 엄마는 그것이 속상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더 좋은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켜주거나 하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도 더해서. 도서관에서 돌아온 나에게 엄마는 ‘미안하다’며 울었다. 사실상 나는 입시 결과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았고, 따지고 보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내 탓이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내가 본 첫 엄마의 눈물은, 나 때문이었다.


두 번째는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우리 집에서 한참 먼 경기도의 대학교에 간 나는 집에 있는 짐을 싸들고 고모와 함께 기숙사로 향했다. 당시 엄마는 허리가 아파 함께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수석에 타 손을 흔드는 나에게, 엄마는 함께 손을 흔들어주다 눈물을 흘렸다. 두 번째로 본 엄마의 눈물도, 나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나는 엄마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내가 친구들과 함께 기숙사나 원룸에서 술 마시고 놀며 즐기는 동안 혼자 있는 엄마가, 외롭거나 슬프거나 서러우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 엄마가 죽기 전날에서야 엄마도 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장례식장에서 이모들이 말했다. 너희 엄마는 참 감정 표현에 솔직했던 사람이라고. 기쁠 땐 웃고, 화날 땐 화내고, 슬플 땐 울었던, 그런 사람이었다고. 그때 나는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엄마의 절규.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방금 전 이모의 수화기 너머 속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덤덤했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렸다. 엄마는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존재다. 다만 내 앞에서는 아니었을 뿐. 나에게 감췄을 뿐. 그리고 내가 관심이 없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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