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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HO Aug 17. 2022

Next Step,
그리고 우리에게 찾아 온 행운.

Hoya의 ‘나의 선생님’ (9)

Mrs. Rayle은 우리 아이를 이해해 준 최초의 타인이었다. 그 덕에 호야는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 엄마.

아이의 학교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어서 하교하고 집에 오면 책상에 아이를 앉혀놓고 학교에서 받아온 학습지 빈 칸을 한 칸이라도 더 채우려고 아이를 닥달했다. 그 덕에 초등학교 저학년은 힘겹게나마 아이들과 보조를 맞춰가고 있었는데, 문제는 아이의 인식이었다.

학교가 아이에게는 편한 안식처였다. 왜냐하면 아이가 하고 싶지 않은 학습지의 빈 칸을 채우라고 그 누구도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하면 될 뿐. 조금이라도 어렵거나 힘든 문제는 히려고 들지 않았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자 조금은 아이를 푸시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욕심이 생겼다.


마침 슬슬 중학교 진학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라 나는 조금이라도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지금처럼 프리하게 아이를 놔두는 학교보다는 조금 더 아이를 엄격하게 다루되, 아이의 특성을 존중해 주는 학교를 찾아야만 했다.


우리에게 배정될 공립 중학교는 전형적인 일반 학교로상당히 엄격해다고 한다. 초등 교사인 선배맘은 자기 아들이 불안증이 어서 중학교 들어가면서 진정제를 다시 먹이기 시작했다고 말해주었다. 여기는 탈락.


인근에 좋기로 유명한 사립학교가  군데 있었다.  곳은   아카데믹하고, 나머지  곳은 엑스트라 커리큘러, , 운동, 음악 등에 투자를 많이 하는 학교란다.   수업료가 여느 사립 대학 등록금 못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라면 빚을 내서라도 보내야 했다.

학교 투어를  보니   모두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로 좋은 학교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 아이에게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심지어  학교   학교는 특수 교육 시스템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아니, 그런 시스템이 아예 설치될 필요 조차 없는 곳이었다.


인근에 있는 중학교 리스트는 빤한데, 그 안에서 우리 아이같은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찾는다는 것은 복권을 사는 것과 같았다. 성공 확률이 제로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 때 기적이 일어났다.


HTe, 기적처럼 다가오다

그 날도 역시 인근 중학교 한 곳을 돌아본 후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이었다. Mrs. Rayle을 우연히 교문에서 만났고, 여느때와 같이 나는 선생님에게 하소연을 했다.


나: "요즘 호야를 어느 중학교에 보내야할지 고민스러워. A학교도, B 학교도 다 가 봤는데, 호야에게 맞는 학교가 아니더라. 주소지 내 관할 중학교도 호야랑 안 맞는것 같은데..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학교는 이미 포기했고, 한 50%만 맞아도 좋을 것 같은데..쉽지 않은 것은 이미 각오했지만 답이 없어"

Mrs.Rayle: "당연히 그 학교들 모두 호야랑은 안 맞아. 너 근데 포인트 로마에 High Tech High라는 학교 들어본 적 있어? 내가 보기엔 그 학교가 호야에게는 최고일 것 같은데?


1) Mrs. Rayle 우리 호야를 가장  아는 미국인이다. 그런 분의 추천이라면   것도 없었다. 무조건 어플라이하기로 결정했다.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좋은 학교인지, 나쁜 학교인지는 일단 지원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알아봐도 충분할 것이었다.  학교에 아이를 진학시킬 것인지,  것인지도 최종적으로 붙고  다음에 고민할 일이었다. 우리는 우리 아이가 갈만한 학교가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했다! 무조건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각자  학교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이 학교에 대한 정보는 남편을 통해 들어왔다. 남편의 지도교수님이 이 학교를 알고 계셨다. 2) UCSD에서 고등학생을 상대로 하는 공모전에 HTH 학생들이 놀라운 성과를 내서 아주 인상적인 학교로 기억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코멘트 해 주셨다. 이 학교의 로봇틱스 팀이 아주 유명하다는 이야기도 해 주셨다.

https://team1538.com


알음알음 알아본 결과, 3) 비 공식적으로 이 학교의 경쟁률이 10:1 정도라고 했다. 학년 중 전학은 거의 불가능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킨더, 중학교 입학인 6학년, 고등학교 입학인 9학년이나 되어야 그나마 자리가 나서 새 학생을 받을 수 있다고. 학생 비율은 대략 백인:히스패닉:그외 인종=45:45:10 정도였다. 내가 모든 부모를 다 만난 것은 아니기에 일반화 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내 주위의 백인 학부모들은 이 학교의 혁신성에 높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히스패닉 부모들 또한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이 학교를 선택했다. 기본적으로 학부모들의 열정이 대단히 높은 학교고, 이 곳에 입학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동안 대기 명단에서 차례를 기다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4)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들에 HTH 바람직한 모델로 언급되고 있다.

우리 학교에 대해 언급한 책들로 내가 읽을 책들.


그 중심에는 우리 학교의 CEO였던 Larry Rosenstock이 있었다.

https://brunch.co.kr/@cbeta02/87


 아들 베프 엄마는 아들을  학교에 입학시키려고 마이애미에서 샌디에고로 이사를 왔고, 1년 동안 입학 허가를 기다렸다. 그녀의 기약없는 기다림은 다행히 1년으로 끝났다. 그 엄마는 나에게 마이애미에서 샌디에고로 이주할 결심을 하게 된 영화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 영화는 "Most Likely to Succeed(2015)"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JE5XRrfetu4


호야가 이 학교의 시스템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성장할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의 특수성이 하나의 개인적인 특성으로 존중받는 학교로 디자인된 학교 (Personalization)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아이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그 점 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했다.


2015년 3월. 드디어 학교에서 우리 아이 둘의 입학 허가가 났다.

우리는 우편번호를 기반으로 추첨하는 HTH의 사정 시스템에 일단 기대를 걸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HTH이 인기가 없었다. 아니 대부분 존재조차 몰랐다. 지원자가 없으니 뽑힐 확률은 높을 터.

여기에 운까지 따라주었다. HTe에 지원을 하고 학교 설명회에 갔는데, 올 해 HTH에서 새 초등학교인 High Tech Elementary (HTe)를 오픈한단다. 그래서 올 해 선발 학생 수가 이례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리 부부는 학교 설명회를 다녀온 그 날부터 학교 부근으로 이사갈 준비를 했다.


2022년 8월 10일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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