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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인물C May 27. 2021

14. 알리바바 신유통의 정점: 허마셴셩(盒马鲜生)

오프라인 매장은 그저 온라인을 위해 존재할 뿐


ㅇ 허마셴셩의 시작 및 콘셉트


2016년 초 상하이에서 중국 최초로 허마셴셩(盒马鲜生)이 오픈했다. 알리바바 신유통(新零售)의 상징적인 기업이므로 말할 거리가 너무 많지만 무슨 업종인지와 주로 무엇을 취급하는지부터 살펴보고 어떻게, 누가 설립했는지부터 알아보자.

허마셴셩의 하마입니다.


허마셴셩에 따르면 스스로의 업태를 신선제품 배송 신유통 슈퍼마켓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일단 주력제품 분야로 신선제품을 맨 앞 단에 적어 놓은 것부터 놀랍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선제품은 각종 야채, 과일, 고기, 해산물 등으로서 규격화된 공장 제품이 아니므로 제품 표준화가 어렵고, 식품이므로 신선도, 상태 유지 및 유통기한 관리가 까다로우며, 물류도 단순 배송 외에도 콜드체인 구축의 비용 등으로 전자상거래 업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지금까지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견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선 제품을 위주로 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지향하는 허마셴셩은 시작부터 발상의 전환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신선제품을 성공적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프라인 매장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 허마셴셩의 창립자 겸 CEO인 허우이(侯毅)의 생각이었다.


허마셴셩의 창립자 겸 CEO인 허우이(侯毅)


2015년 알리바바 그룹의 CEO 장용(张勇, 마윈의 후임 接班人)은 허우이에게 허마셴셩의 사업 구상에 동의하면서 허마셴셩 1호점에 대해서 4가지 주문을 했다.


1. 전체 매출에서 반드시 온라인의 매출이 오프라인의 매출보다 커야 함


2. 매일 온라인 주문 건수가 최소 5,000건 이상


3. 콜드체인 물류 구축은 큰 비용이 소요되므로 반경 3킬로 내 30분 내 배송 한정


4. 최종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부터 온라인 매출을 이끌어 낼 것


이 4가지 주문 사항에 대해서 곱씹어 보면 허마셴셩이 기존 슈퍼마켓과 무엇이 다른지, 왜 독특한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 감이 온다.


매장 자체는 기존의 오프라인 슈퍼마켓과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것은 전자상거래, 다시 말해 온라인 매출 확대라는 것이 4가지 지시사항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장용은 만일 허마셴셩이 일정 기간 동안 이 요구사항을 충족 못 하면 기존 수많은 슈퍼마켓과 차이가 없고 존재 의미도 없으므로 폐점할 것이지만 만일 성공한다면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중국 전역으로 복제해서 확대할 계획이었다.


허우이는 장용의 기대에 부응하여 상기 4가지 요구를 만족시켰으며, 상하이에서 첫 오픈한 허마 매장은 2021년 현재 중국 전역 200여 개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역세권이나 숲세권이라는 부동산 용어처럼 중국에서는 허세권(盒区房 반경 3킬로 내에 허마셴셩 매장이 존재)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중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세권이라고 들어봤는가? 역세권, 숲세권, 스세권 같은 핵심 지역으로 부상 중, 허세권일 경우 집값, 월세가 좀 더 비싸다는 놀라운 사실



ㅇ 효율 제고(평당 매출액 증대)를 위한 필사적 노력


알리바바그룹의 CEO인 장용은 허우이에게 왜 그렇게 양치기 개들이 양 떼 몰듯이 오프라인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몰아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면서 달성 못하면 바로 매장을 바로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했을까?


어휴 저 양치기 개 녀석, 왜이리 우리를 온라인으로 몰아대~


답은 간단하다.


오프라인 점포의 평당 매출액을 최대한 증가시켜 유통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 평당 매출액 = 오프라인 매출액/점포면적


이것이 기존 일반적인 슈퍼마켓의 평당 매출액 계산 공식이다. 오프라인 매출액 1,000만 원/점포 면적이 100평이면 1평당 1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


그런데 매출액이 오프라인과 더불어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발생한다면 평당 매출액은 급상승한다.


- 평당 매출액 = (오프라인+온라인) 매출액/점포면적


이것이 온오프라인을 결합해서 운영하는 허마셴셩의 평당 매출액 계산 공식이다.


만일 장용의 요구대로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보다 많다면, 곧바로 평당 매출액은 기존 슈퍼마켓 대비 최소 2배 이상으로 수직 상승한다.


(오프라인 1,000만 원 + 온라인 1,000만 원) / 100평이면, 1평당 매출액이 20만 원이니까.


일부 허마셴셩 매장은 이미 온라인 매출액이 오프라인 매출에 2배 이상으로 온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2:1이 되어 전통 슈퍼마켓보다 평당 매출액이 3~5배까지 많이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 1,000만 원 + 온라인 2,000만 원) / 100평이면, 1평당 매출액이 30만 원!!


허마셴셩이 부리는 모든 신유통의 재주는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자체가 온라인 매출 증대를 위함이라고 봐도 좋을 지경이며, 조금  강하게 말하면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구매를 돕기 위한 체험형 매장이라고도   있을 정도다.


이 전제를 머릿속에 입력하고 나면 허마의 행동방식이 훤히 잡힌다. 과연 그들은 어떤 재주를 부리는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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