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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인물C May 27. 2021

13. 알리바바의 신유통(新零售), 뉴리테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장점을 모아보자

앞 서 살펴본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금융(결제) 플랫폼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엄청난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물류 플랫폼을 통해서 어디에서 어디로 어떻게 보내야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한 방대한 빅데이터도 켜켜이 쌓아놓은 상태다.


이런 다양한 빅데이터를 가지고 알리바바는 또 다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신유통(新零售) 플랫폼이다.



ㅇ 알리바바 신유통(新零售)


2012년 무렵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톈마오(티몰)를 비롯한 여러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동시에 전통적 오프라인 상점과 유통망들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뺏어오면서 전 중국을 당장이라도 씹어먹을 듯한 기세를 자랑한 시절이 있었다.


그 해 중국 CCTV의 '중국 올해의 기업가' 시상식에서 당시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부동산 재벌인 완다그룹(万达集团)의 왕젠린과 마윈이 동시에 상을 받는 자리가 있었다.


좌 : 왕젠린(王健林), 우 : 마윈(马云), 팽팽한 신경전


중국 최고의 부자의 타이틀도 가졌던 왕젠린은 아무리 전자상거래가 편리하고 관련 기술이 발전해도 전통 유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맞서서 전통 유통은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전자상거래가 전통 유통을 대체할 것이라고 마윈은 받아쳤다.


서로가 주장을 굽히지 않자 왕젠린은 그럼 10년 후인 2022년에 전자상거래가 전체 중국 유통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면 1억 위안을 마윈에게 줄 것이며, 아닐 경우 마윈이 자신에게 1억 위안을 달라는 그 유명한 '1억 위안 내기(一亿赌局)'가 시작됐다.


2014년에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전년대비 무려 57.6%나 증가하면서 성장세의 정점을 찍고 2015년까지도 32.9% 성장률을 보였으나 그 이후로 점점 성장세가 줄어들고 2019년에는 전년 대비 고작 6.7%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중국 전자상거래 교역액 및 성장률 (중국 상무부 통계 KOTRA 인용)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유통시장에서 전자상거래의 점유율은 평균적으로 약 25% 내외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2022년까지 50%는커녕 30% 달성도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이 내기는 거의 왕젠린의 승리가 확실해 보인다.


마윈에게 1억 위안이 큰돈은 아니겠지만 내기에 진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윈이 얻은 교훈은 1억 위안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을 생각된다. 즉, 온라인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사람들은 오프라인 쇼핑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알라바바 신유통의 시작점이었다.


2016년 초에 허마셴셩(盒马鲜生)을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마윈은 2016년 10월 13일, 알리바바 윈치 대회(압사라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처음으로 신유통, 신제조, 신금융, 신기술, 신에너지, 다섯 가지 ‘신(新)’을 이야기하면서 신유통에 대해서 이렇게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가올 미래에 전자상거래는 없다, 오직 신유통만 있을 것이다.’


사실 신유통이라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 개념이다. 왜냐면 신유통의 개념은 늘 존재했다.


- 종래 철도라는 교통수단의 발명으로 우편업이 발달하면서 원거리 택배 거래가 가능해진 것도 신유통이고,


새로운 발명품인 철도다!


- 자동차의 보편화로 교외에 저렴한 곳을 큰 면적으로 마련하여 운영하는 대형 슈퍼마켓의 유통 방식 또한 당시로서는 신유통이라고 할 수 있고,


월마트다!!


- IT 발전 및 인터넷 발명으로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등의 전자상거래 방식 또한 당연히 신유통이다.


아마존이다!


따라서 신유통은 언제나 있었고, 어디에나 있었다. 기존의 방식보다 유통의 효율을 제고하면 모두 다 신유통이라고 할 만하다.


각 기업마다 자사의 기존 사업 현황, 기술력 및 미래 비전에 따라 신유통의 전략을 다를 수밖에 없다. 알리바바의 신유통도 여러 가지 분야가 있겠지만 중요한 포인트만 논의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이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즉 온라인 업계의 최강자다. 마윈이 2016년도 정식으로 신유통 개념을 들고 나오기 전까지 실제로 알리바바는 줄곧 온라인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유통 개념을 들고 나온 것은 바로 온라인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그 이유와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북상광심 등 1선 도시를 비롯한 동부 연안의 주요 지역에서는 PC와 모바일 인터넷의 높은 보급률, 높은 소득 수준과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 구성으로 인해서 온라인 구매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러나 동부 지역에 중부, 서부, 동북 지역을 비교하면 비교하면 온라인의 시장 점유율이 형편없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려 85%의 온라인 점유율이 동부 지역에서 나오고 나머지 모든 지역을 다 합쳐도 15%가 넘지를 못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지역별 점유율 및 증가율 (중국 상무부 통계 KOTRA 인용)


다시 풀어 말하면, 중국의 1~2선 대도시를 제외한 3~4선 도시 및 소위 말하는 중국의 시골 및 농촌 지역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오프라인 구매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리바바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신유통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만 결합한 효율적인 유통 채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통 채널은 크게 정보, 자금, 물류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통상적으로 해당 채널을 통해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상응하는 금액 결제를 하며, 물건을 손에 넣는다. 조선시대 종로 육의전 시장에서도, 한국 지방의 5일장에서도, 강남 백화점에서도,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네이버 오픈마켓이나 쿠팡 같은 온라인 전자상거래에서도, AR/VR 최신 기술이 적용된 체험형 팝업스토어에서도 이 간단한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그럼 정보, 자금, 물류에 대해서 온오프라인 채널 비교를 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온라인의 장점이 오프라인의 단점이며, 오프라인의 장점은 오프라인의 단점이다. 그래서 반드시 두 가지의 결합이 필요하다.



1) 정보 수집


먼저 정보 수집 차원에선 온라인은 빠르고, 완전하고, 저렴하다. 클릭이나 터치 한 번에 가격순, 구매 만족도, 거리순, 브랜드별, 카테고리별 등으로 모든 물건이 순식간에 정렬된다. 즉, 정보 탐색에 있어서 매우 효율적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런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선 매장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정보를 취득해야 한다. 정보 획득 자체가 느리고, 불완전하고, 비용이 든다. 그러나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상태를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 우위를 가진다.



2) 자금 결제


두 번째로 자금 결제 차원에서 온라인의 장점은 편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선 신용카드 결제를 거의 건너뛰고 바로 모바일 결제 시대로 진입하면서로 온라인 결제의 편의성이 크게 제고되었다.


그러나 온라인 결제는 오프라인의 결제에 비해서 신뢰성이 떨어진다. 특히 온라인 결제의 경우 자금 결제와 물류(배송)의 동시 교환이 불가하다.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거래하면서 비롯되는 오프라인의 신뢰감과 이로 부터오는 안정성은 온라인이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눈탱이는 맞을 수 있다.



3) 물류 차원


마지막으로 물류 차원에서 살펴본다. 온라인 물류의 장점은 물건이 마치 발이라도 달린 듯이 사람을 쫓아다니는 구조이므로 판매자와 소비자의 거리 제약 없이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채널 덕분에서 우리는 전 세계의 제품을 다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에서는 사람들이 물건을 쫓아다녀야 하므로 소비자의 행동반경 내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오프라인의 가장 큰 장점은 제품 획득의 즉각성에 있다. 구매와 동시에 바로 제품에 대해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이나 식품 전반에서 빠름에 대한 요구는 온라인 채널에게 잘 풀리지 않는 숙원사업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


이것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수많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완다와 다룬파 등을 비롯한 오프라인 쇼핑센터, 대형마트 등의 고민이었다.


결론은 온라인 위주의 기업은 오프라인의 바다를 향해, 오프라인 위주의 기업은 온라인의 바다를 향하는 '대항해 시대' 열린 셈이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항해 기술로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5G,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의 최신 기술이 총동원된다.


그렇게 해서 알리바바가 세상을 향해서 신유통의 이름으로 내놓은 답변은


바로


오프라인 슈퍼마켓의 탈(?)을 쓰고 있는 신선상품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허마셴셩(盒马鲜生)과 중국 전역에 산재한 소규모 매장(동네 슈퍼 혹은 구멍가게)을 지원하는 링셔우통(零售通) 전략이다.


다음 편에서 그들의 답안지인 허마셴셩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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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하고 자세한 내용은 검색창에

'중국 테크 기업의 모든 것'

찾아보시고 발간된 서적에서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98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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