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그리고 패션업계를 비롯한 B2C 업계
알리바바의 신유통은 가장 대표적인 허마셴셩(하마선생, 허마, freshhippo)을 분석하면서 살펴보았는데,
텐센트는 직접 스마트 유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멍석을 깔아주고 그 위에서 여러 기업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실제로 어떤 멍석을 사용했는지 앞서 살펴본 7가지 필살기와 관련 응용 사례를 살펴 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다시 한 번 텐센트 스마트 유통 7대 필살기 소개.
1. 위챗 공식 계정 (公众号, 공중하오)
2. 위챗 페이 (微信支付, 위챗 페이 wechatpay)
3. 위챗 미니 프로그램 (小程序)
4. 기업 위챗 (企业微信)
5. 종합 엔터테인먼트 IP (泛娱乐IP)
6. 텐센트 클라우드 (腾讯云)
7. 텐센트 광고 (腾讯广告)
중국에서 텐센트 위챗의 '존엄'은 여기저기서 다양하게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실생활에서 자주 체험하는 것은 역시 밥 먹으러 갔을 때 식당에서다.
중국에는 식당마다 각 테이블 및 좌석에 큐알코드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고 주문은 해당 큐알코드를 스캔으로 시작한다. 보통 웨이신 스캔(微信扫码)으로 시작한다.
- 테이블 위의 코드를 스캔하면
- 해당 음식점의 웨이신 공식계정과 연결
- 이를 팔로우 하면 각종 회원 우대혜택 안내
- 더불어 바로 미니 프로그램 링크 전송
- 미니 프로그램에서 주문 및 결제
- 주문자는 디지털화된 고객으로서 DB화, 영구박제
(이제, 넌 나의 노예~ 헤어날 수 없어. 응? feat. 동방신기)
물론 식당 내의 종업원을 부를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 막상 종업원을 불러도 주문은 여기를 큐알코드를 스캔해서 하시라는 안내를 받게 된다. (실물 메뉴판을 요청하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메뉴판도 없는 식당도 꽤 많다).
왜냐면 미니프로그램으로 주문을 해야 내가 이 매장의 고객으로서 데이터화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라고 나를 푸시한다.
보통 인기 메뉴, 추천 메뉴, 특별 메뉴, 음식 종류, 음료 종류 등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으며 메뉴 선택 후 곧바로 웨이신 페이로 결제 연동이 된다. 그러면 따로 종업원과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나의 좌석 번호로 주문한 음식을 서빙해준다
오..? whaaat? 이건 뭐지? 무슨 신세계지?
나름 서울 사람이고 여러 최신 IT 기술을 익히 듣고 봐온 터라 평소 뭐 보고도 큰 감흥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중국 선전 와서 이런 '비대면' 음식 주문 방식에 처음엔 약간 당황했다. 한국에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터라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자꾸 해보니까 매우 편하다. 아, 뭔가 시대에 뒤쳐진 사람이 된 느낌적인 느낌을 받은 건 흔히 않은 일인데 색다른 경험.
이렇게 미니프로그램으로 통해서 주문 및 결제를 하게 되면 자동으로 ‘나'라는 고객은 웨이신 정보와 내가 주문한 음식을 기초로 식당 이용 고객으로서 디지털화되어 저장된다.
이 식당은 ‘나'에게 내가 먹었던 음식의 가격 할인 마케팅이나 비슷한 메뉴를 추천하는 등의 홍보 메시지를 전송하곤 한다. 혹은 오늘은 무료 배달 행사를 하고 있으니 ‘날도 덥고 외출하기 귀찮다면 우리 식당의 미니프로그램으로 배달을 시켜먹지 않겠니’ 라는 식의 연락도 오곤 한다. 이런 식으로 오프라인으로 유입됐던 고객을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관리하고 각종 판촉 및 온라인 구매를 유도를 하는 것이다.
즉, 외식 업계는 한 번이라도 자신의 매출을 올려줬던 고객에 대해서 언제든지 맞춤형 마케팅 정보를 보내줄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은 어떠한가? 난 내 평생 어떤 식당에게도 이런 맞춤형 홍보를 받아본 경험이 없는 것 같다.
상기 활용 예시는 외식업계를 비롯한 여러 유통 업계에서 아주 기초적인 예시일 따름이고 앞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2020년 기준으로 미니프로그램의 숫자는 무려 500만개에 달하고 월간 사용자 수는 8.5억명 이상이다.
즉, 온갖 다양한 기업들이 가지가지 방법으로 이미 미니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패션의류 업계의 판촉 사원을 관리하는 기업웨이신을 보자.
일단 미니프로그램의 쇼핑몰(온오프라인 불문)을 통해서 의류를 구매한 고객들은 온오프라인 매장의 판촉사원에게 웨이신 친구승인 요청을 받곤 한다.
'안녕하세요 고갱님~ 저희 친구 해요, 앞으로 잘해드릴게요.'
내용은 대개 제품 사용과 관련 교환, 환불, 품질 문제 등의 각종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하여 자문 역할을 해준다거나 혹은 해당 브랜드에서 새로운 제품 출시 됐을 시 VIP 할인 안내 제공을 위한 소통 차원에서 고객의 웨이신을 추가를 요청하면 대부분 고객의 경우 친구 요청을 승인 한다.
이런 경우 판촉사원은 보통 기업웨이신을 사용 중이며, 개인웨이신과 달리 기업웨이신은 웨이신 친구 숫자의 상한이 없으므로 적게는 수 백 명, 많게는 수 천, 수 만명까지도 추가 할 수 있다.
판촉사원은 각기 다른 고객들의 특징에 따라 여러 가지 단체 채팅방 등을 운영 할 수 있으며, 고객별 맞춤형 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한 그렇게 여러 고객들과 만들어진 네트워크의 모멘트(朋友圈)에는
- 각 패션 브랜드의 신상품 소식,
- 전문적인 코디네이터의 패션 조언,
- 각종 할인 행사 등의 홍보 자료를
수시로 내놓고 각종 이벤트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렇게 판촉사원이 기업웨이신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마케팅 활동을 벌일 때 기업 본사의 백데스크에서는 끊임없이
- 고품질의 디지털 패션 화보,
- 제품의 디지털 안내 책자,
- 브랜드 홍보 자료 및
-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해서 판촉사원들이 언제든지 사용 할 수 있도록 준비해준다.
즉, 본사에서는 각 판촉사원들이 쓸 수 있는 마케팅 총알을 열심히 준비해주고, 판촉 사원들은 고객을 향해 일발 장전 및 난사!
또한 기업웨이신을 통해서 기업 본사는 해당 판촉사원의 고객 접촉 이력이 전부 파악이 가능하다.
- 특정 판촉사원이 관리하는 고객 수
- 얼만큼의 매출액이 발생했는지,
- 고객과 연락을 주고 받은 횟수,
- 고객 연락시 주고 받은 대화 내용,
- 어떤 코멘트에 고객의 긍정 피드백이 있었는지,
- 고객이 미니프로그램, 공식계정을 몇 번 방문,
- 단체채팅방에 고객이 몇 명이 참가 중,
등의 온갖 세부적인 정보들이 다 수집이 되는 것이다.
직원들이 보는 첫 화면에다가 매출액 목표액을 명시해놓고 몇프로 달성이라는 창을 가장 크게 띄워놓기도 한다. 하- 이렇게 보면 사원들을 어쩜 죽을 맛일지도?
기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툴이긴 하지만 사실 판촉사원 입장에서 그 압박이란 어떨지 쉽게 상상이 간다.
패션의류 업계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이 필요한 기업들은 이런 기업위챗 툴을 통해서 판촉 사원에게 각종 자료를 주고 관리, 압박하면서 최대한의 매출을 이끌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