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추위
그가 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냈다
소스라치듯 놀라
새파랗게 질린 수국의 무리를 보며
장농속에 숨어있던 긴팔옷이 기지개를 폈다
식었던 보일러의 불씨도 톡톡톡
평평한 살갗이 성깔을 부리며 도드라졌다
접혔던 수증기가 알랑알랑
기다렸던 그의 출현에
덩굴로 땅을 기던 칡꽃의 이파리엔
새벽부터 눈물이 흥건하다
밤이 늦도록
불을 피우며 그를 기다리더니
흥건한 눈물의 까닭에
공식 환영행사를 미루기로 하였다.
최병석의 브런치입니다. <일상다반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신나고 재미있다면 싸울일도 없고 얼굴 붉힐일도 없을테죠?반전이 있는 웃음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