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時詩한 그림판

주춤한 추위

by 최병석

그가 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냈다


소스라치듯 놀라

새파랗게 질린 수국의 무리를 보며

장농속에 숨어있던 긴팔옷이 기지개를 폈다


식었던 보일러의 불씨도 톡톡톡

평평한 살갗이 성깔을 부리며 도드라졌다

접혔던 수증기가 알랑알랑


기다렸던 그의 출현에

덩굴로 땅을 기던 칡꽃의 이파리엔

새벽부터 눈물이 흥건하다


밤이 늦도록

불을 피우며 그를 기다리더니

흥건한 눈물의 까닭에


공식 환영행사를 미루기로 하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