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TO.아들에게
아들아! 뱃살은 안녕하니?
요즘엔 내 뱃살보다 니 뱃살 걱정이다
좀 조여 놓은 거지?
아들의 눈에 보여지는 이 아비는 척척박사였고
알라딘의 램프요정이었고
용감했으며 막중한 히어로였단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을 보니
아들의 뱃살보다 내 뱃살이 조금 더 뚠뚠하고
아들보다 아는 게 덜하고
램프요정은커녕 용감무쌍하게 정의를 회피하는
늙어 가는 히어로 아닌 히즈에 불과하구나
이제 내 아들은 그녀 의 사랑꾼이 되겠고
서로의 이끄는 자로 설 것이며
솟구친 아픔들을 갈아내는 석공으로
첫걸음을 뗄 것이겠지
내 아들아!
둘도 없이 하나밖에 없을
그녀의 신랑으로 우뚝 서라
그래서 또 하나의 아비로 손색이 없거라
그게 나와 너를 아는 지인들의 소망이겠다
헌 신랑이 아닌
새 신랑으로 첫발을 떼는 아들에게
신랑 선배된 이가 슬쩍 던져놓고 간다. 살짝 들춰 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