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보들

아들에게

by 최병석

TO.아들에게


아들아! 뱃살은 안녕하니?

요즘엔 내 뱃살보다 니 뱃살 걱정이다

좀 조여 놓은 거지?

아들의 눈에 보여지는 이 아비는 척척박사였고

알라딘의 램프요정이었고

용감했으며 막중한 히어로였단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을 보니

아들의 뱃살보다 내 뱃살이 조금 더 뚠뚠하고

아들보다 아는 게 덜하고

램프요정은커녕 용감무쌍하게 정의를 회피하는

늙어 가는 히어로 아닌 히즈에 불과하구나

이제 내 아들은 그녀 의 사랑꾼이 되겠고

서로의 이끄는 자로 설 것이며

솟구친 아픔들을 갈아내는 석공으로

첫걸음을 뗄 것이겠지

내 아들아!

둘도 없이 하나밖에 없을

그녀의 신랑으로 우뚝 서라

그래서 또 하나의 아비로 손색이 없거라

그게 나와 너를 아는 지인들의 소망이겠다

헌 신랑이 아닌

새 신랑으로 첫발을 떼는 아들에게


신랑 선배된 이가 슬쩍 던져놓고 간다. 살짝 들춰 보렴!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