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긴 달라
우개씨는 남다른 사람이다. 자기는 태생부터 남다르기 때문에 뭐든 남들과 다른 특이점을 늘상 찾고 찾고 또 찾는다. 그녀의 특이점들은 정말 못 말릴 지경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사실 그녀가 강조하는 특이한 태생은 억지로 짜 맞춘 흔적이 살짝 있긴 하다마는 어쨌든 특이하게 봐줄 수는 있다. 그녀는 팔삭둥이이다. 남들은 다 10개월을 채우고 나오는데 그녀는 참지 못하고 두 달이나 빨리 나와 버렸기 때문에 남 다르긴 했다. 그러나 그렇게 태어났다고 특이점에 목을 매고 그러한 것들만 찾아 나선다는 것은 무언가 말이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녀는 실제로 요상하리만큼 특이한 것들만 찾아 나선다. 소위 말하는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그녀는 입는 것, 먹는 것, 꾸미는 것,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에서 무언가 다르게 행동하려고 애를 썼다. 일테면 이런 것이다. 학교 재학시절에도 남들 다 입는 유명패딩점퍼를 굳이 마다하고 눈에 띄는 따뜻한 밀리터리 항공점퍼를 입고 다녔다. 먹는 것도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 맛집을 뒤로하고 음식에 진심을 담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을 선호한다. 제 몸을 유명 메이커의 간판으로 비싼 돈을 지불하며 기꺼이 내어주는 그런 어리석은 짓을 과감히 거부하는 그녀였다. 남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기 고집을 내세울 줄 아는 그녀는 어찌 보면 냅다 멋진 여자다. 그녀는 그래서 당당하다. 그녀의 결혼식도 남다른 길을 택했다.
주변 사람들처럼 똑같이 보여주기식 결혼식은 싫었다. 그녀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는 결론을 확인시켜 줄 지인들 몇 사람만 있으면 되었다. 똘똘한 은반지 달랑 두 개로 증표 삼고 세상에 맞섰다. <어디 잘 사는지 두고 보자> 그러던 그녀가 잘 살고 있다. 결혼 후 10년 차에 남들과 다르게 쌍둥이 형제를 슬하에 두고 있다. 그녀의 결혼기념일이 코앞이다. 결혼 10주년 기념일은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그녀였다. 그녀는 남편과 쌍둥이 형제 둘을 데리고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갈 심산이다. 경쟁으로 숨 막히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으로의 회귀 같은 편안함을 추구하겠다는 얘기다.
모처럼 탁 트인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는 중이다. 남편은 쌍둥 아들들과 공놀이에 물놀이에 한창이다.
그녀는 그간의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하늘로 던지기를 반복하다가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그녀의 몸은 따뜻한 모래 속에 파묻혀 옴짝달싹 못할 지경에 있었다.
"자기야! 나 일어났어 나 좀 꺼내줘~"
저 멀리서 남편과 아이들이 뛰어온다.
"자갸, 잘 잔겨?"
"엄마 저기 이쁜 조개가 엄청 많아요"
아이들이 손짓하는 곳으로 달려 나가려던 그녀가 움찔한다.
"야아~너 니들 그 그거~"
그녀가 아들이 신고 있는 슬리퍼를 발견하고는 쓰러졌다.
그랬다. 두 쪽 슬리퍼의 다른 한쪽은 사실 슬리퍼가 아니었다. 슬리퍼 모양을 한 특이한 아니 남다른 <핸드폰케이스>였고 그 케이스 속에는 그녀의 핸드폰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픽한 신발모양의 핸드폰케이스는 나름 가성비와 실용성을 겸비한 쏠쏠한 제품이었다. 그녀의 손바닥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아들의 조그마한 발이 들어가 있었고 핸드폰은 아들의 발바닥 밑에서 신발처럼 마구 긁혀졌던 것이다.
성이 지가요 이름이 우개씨 <지우개>씨는 잠시잠깐 행복한 꿈나라로 접어든 그 시간을 <지우개>라는 이름처럼 지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뭐든 남다르다는 것이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는 것일까? 남다른 핸드폰 케이스는 요런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경고문기재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