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배움이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고 했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아직도 그 힘을 배우는 중이다.
완전히 익숙해진 건 아니고,
가끔은 다시 흔들리고,
가끔은 괜히 조급해진다.
그래도 예전처럼
금방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게 요즘 내가 느끼는
작지만 분명한 변화다.
예전에는
남들이 가는 속도를 기준으로
내 하루를 재단했다.
누군가는 빠르게 성과를 내고,
누군가는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고.
그걸 보면서
나도 빨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건축공학 공부를 이어오면서,
특히 유니와이즈 건축공학 학점은행제 과정을 병행할 때
속도를 조절하는 감각을 조금씩 배우게 됐다.
같은 내용을 배워도
각자의 이해 속도와 생활 리듬이 다르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 뒤로는
속도를 끌어올리기보다
끊기지 않게 이어가는 쪽을 선택하게 됐다.
요즘은 하루 계획이 어긋나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일정이 밀릴 수도 있고,
집중이 안 되는 날도 있고,
괜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다.
예전엔 그런 날을
‘망했다’고 단정 지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는다.
조금 돌아갈 뿐,
완전히 멈춘 건 아니니까.
돌이켜보면
유니와이즈 건축공학 학점은행제를 시작할 때
나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위, 진도, 성취 같은 것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남은 건 오히려 생활 방식이었다.
하루를 설계하는 감각,
내 리듬을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너무 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는 습관.
건축에서 구조를 먼저 생각하듯,
삶에서도 균형을 먼저 보게 됐다.

요즘의 나는
대단한 변화를 만들고 있진 않다.
다만
어제보다 조금 덜 조급하고,
지난달보다 조금 덜 흔들리고,
예전보다 나 자신에게 조금 관대해졌다.
그 정도 변화면
지금은 충분하다고 느낀다.
오늘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하루가 크게 무너지지 않았고,
해야 할 일을 조금 이어갔고,
내일을 시작할 힘도 남아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하루를 이렇게 정의한다.
잘 해낸 하루가 아니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하루.
아마 한동안은
이 리듬으로 살아갈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