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앞에 다시 뭉쳐야 한다
대한민국이 다시 좌파 진영에 정권을 넘겼다. 많은 국민이 이번 선거 결과에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라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듯한 현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오늘의 경제 대국을 일군 보수의 자존심에도 깊은 상처가 남았다.
개표가 진행되던 밤, 공영방송인 MBC는 ‘보수 재건’을 주제로 한 토론을 내보냈다. 그러나 그 장면은 위로가 아닌 조롱처럼 다가왔다. 일부 좌파 성향 인사들은 보수의 패배를 자의적으로 분석하고, 실소 섞인 평론을 쏟아냈다.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는커녕, 오히려 모욕에 가까웠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부 보수 진영 인물들까지 그 자리에 함께하며 그 논조에 동조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보수를 지지한 국민들에게 더 깊은 배신감을 안겼다.
그러나 지금은 낙담보다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역사는 언제나 위대한 국민과 국가에 시련을 준다. 단단해지라는 뜻이고, 다시 일어서라는 신호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시련도 예외는 아니다. 혹독한 바람은 쓰라리지만, 결국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다. 우리는 이 아픈 결과를 거울삼아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보수는 지금 자신을 철저히 되돌아봐야 한다. 이번 선거의 패배는 외부의 문제가 아니다. 내부의 부실이 본질적 원인이었다. 책임을 회피하는 계엄사태, 정당문화, 무기력한 지도부, 분열된 당내 구조, 눈치만 보는 정치인들. 공천만을 노리고 몸을 사린 자들이 많았다.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한 기회주의자들, 원칙 없이 이해관계에만 기대어 정치를 하는 모습들이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건, 상대가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약했기 때문이다. 진심 없는 메시지, 비전 없는 공약, 감동 없는 리더십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떠나게 했다. 더 이상 명분 없는 내부 다툼으로 에너지를 소모할 수 없다. 지금은 책임을 따질 시간이 아니다. 보수는 이제 자기 혁신 없이는 다시 설 수 없다. 모두가 함께 반성하고, 책임 있는 자들은 물러나야 한다. 앞에 서지 않더라도, 뒤에서 거름이 되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희망은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당 조직이 아닌 시민들이 먼저 움직였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직장인 등 평범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섰고, 그들이 만든 선거운동이 곳곳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당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국민은 움직였다. 보수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증거다. 바로 거기에 희망이 있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은 결국 깨어 있는 국민에게서 나온다. 정당이 무너질 수는 있어도, 국민의 의지는 무너지지 않는다.
나라가 무너질 때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 이는 역사가 반복해서 증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시 일으킬 힘도 내부에 있다. 보수 진영은 국민의 희망과 헌신에 응답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보수가 다시 뭉쳐야 할 때다. 우리는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자기 자리 하나 지키기 위한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보수의 정신은 바로 책임, 헌신,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있다. 이 정신을 다시 붙잡아야 한다.
이제는 반성해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시간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아무리 큰 시련도 국민과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이 말을 떠올릴 때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보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그리고 국민은 그 살아 있는 보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