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다
“와~!”
함성이 지평선 너머로 울려 퍼진다. 새해 첫날, 울산 간절곶. 지평선 위로 붉은 해가 힘차게 솟아오른다. 해변가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모두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새해 첫 해를 기다린다. 해변가 도로 좌우에는 주차된 차량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매년 1월 1일, 전국의 해맞이 명소에 인파가 몰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새해 소망을 빌고, 스스로의 각오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다.
나 역시 오늘 석촌호수를 찾았다. 오전 8시 20분쯤, 빌딩 숲 사이로 둥근 해가 불꽃처럼 피어올랐다. 그 빛은 맞은편 123층 롯데타워의 유리벽에 내려앉았다. 반사된 황금빛 햇살은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을 눈부시게 밝혔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문득, 올해 우리나라의 국운도 저 햇살처럼 환하게 반짝이기를 바랐다.
지난 한 해는 춥고 무거웠다.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불확실한 국제 질서, 반민주적 국내 정치의 폭주, 이념으로 갈라진 국민 분열 속에서 서로를 멀리했었다.
곳곳에 경고등이 켜졌고, 체감 경기는 더 팍팍해졌다. 지난해는 온 나라가 한파로
떨어야 했었다.
새해, 말띠 해가 밝았다. 천리를 달린다는 적토마의 해다. 이제 우리도 질주하는 적토마의 등에 올라타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다. 먹어야 살고, 먹어야 힘을 내며, 그래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자원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전 국민의 피나는 노력으로 마침내 ‘잘 사는 나라’의 문턱에 들어섰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그 신호의 하나로,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자국 화폐 가치로 평가된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떠올리면 답은 분명하다. 우리 돈의 가치가 폭락하자 우량 자산은 헐값에 해외로 팔려 나갔고, 부동산 가격은 추락했다. 국민의 자산 가치는 크게 훼손됐으며, 수많은 해외 유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특히 수입 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모두에게 고통을 안겼다.
역사는 이미 이를 증명했다. 지난해 원화 가치의 급락 역시 불안과 걱정을 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환율은 한 나라 경제의 미래 가치를 반영한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감소와 자본 이탈은 결코 가볍게 볼 신호가 아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대를 간신히 지켰다. 반면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큰 미국은 그보다 네 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압박과 대미 투자 요구 등 거친 통상 환경도 우리 경제를 더욱 옥죄고 있다.
그렇다면 이 냉엄한 파고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 시급하다. 환율이 흔들리면 외화는 빠져나가고, 위기는 도미노처럼 번진다.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원화 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부르고, 물가 상승은 다시 성장 둔화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이다.
나도 오늘 새해 소망을 빌었다. 나라의 미래는 청년이다. 우리 청년들이
마음껏 뛰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지금도 100만 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쉬고 있다’. 는 암울한 현실을 바꾸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해법은 분명하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이자 국가의 미래다.
이를 위해 분열된 정치는 통합되어야 하고, 사회의 내부 결속은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기업 규제 완화, 과감한 규제 개혁, 산업 구조 재편, 국가 전략 산업 육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어느새 2026년의 끝자락이 금방 다가올 것이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내일은 더 어려워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