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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 Young Dec 28. 2024

(47)지나침을 경계하고 절제와 균형을 지키는 삶

소식과 장수인의 습관

 나는 스스로 식탐을 절제하기 어렵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과식을 자주 하곤 한다. 특히 귀한 음료가 눈앞에 놓이면 욕심을 더 내게 된다. 결과적으로, 종종 내 한계를 넘어 지나치게 마시고 먹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


 몇 년 전, 이런 무절제한 식습관의 결과로 위장병을 앓게 되었다. 처음에는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만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통증이 심해지고 음식 섭취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나에게 "지나친 식습관이 위를 혹사시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제야 나의 습관이 단순히 잘못된 행동을 넘어 내 몸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위장병 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식단을 조절하기 시작했지만, 식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맛있는 음식을 마주할 때마다 절제하기 어려운 욕망이 밀려왔고, 이를 억누르는 것은 매번 큰 싸움이었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단순한 식습관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는 욕심 자체가 문제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식습관 중 하나는 '소식(小食)'이다.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장수인들은 배가 80% 정도 찼을 때 멈추는 '하라하치부(腹八分)'를 실천한다고 한다. 배불리 먹는 것이 당연한 현대 사회에서는 조금 생소한 개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은 위장에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건강을 증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는 장수인들의 소식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지나치지 않는 절제와 균형이야말로 건강한 삶의 기반이라는 사실이다. 단순히 먹는 것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욕심을 줄이고 적당함을 지키는 태도는 삶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욕심은 음식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욕심이 지나치면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 과한 기대와 요구는 갈등을 낳고, 이는 나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욕심은 부족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정도를 지나친 욕심은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주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적당함을 지키는 태도는 내면의 평화를 가져오고,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게 해 준다.


 나는 최근 들어 욕심을 줄이고 적당함을 지키는 연습을 시작했다. 음식을 먹을 때는 배부름을 느끼기 전에 멈추고, 물건을 살 때는 꼭 필요한 만큼만 사려고 노력한다. 처음에는 이런 습관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지만, 점차 나의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가벼워진 몸은 물론이고, 과도한 욕심에서 벗어난 마음은 나를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지혜로운 삶을 위해서는 욕심을 줄이고 균형을 유지하는 중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침을 경계하고 절제를 실천하는 것은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넘어 삶 전반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다. 지나침의 유혹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이를 이겨내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나는 오늘도 '지나치지 않는 삶'을 다짐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적당함을 지키고, 욕심을 줄이는 습관을 이어가는 것이 나의 목표다. 절제와 균형 속에서 찾아온 평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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