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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 Young Dec 27. 2024

(46)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과 사회적 역할

밥상머리 교육의 가치

 어릴 적 밥상머리에서 배우는 가르침은 중요하다. 밥상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공간이 아니다. 밥상 위에는 어머니의 손맛이 배어 있고, 아버지의 말이 얹혀 있다. 부모는 밥상머리에서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도리를 아이에게 들려준다. 옛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고 했다. 어릴 때 들은 말과 배운 버릇은 몸에 붙어 평생을 따라다닌다. 밥상머리에서 익힌 인성이 사람의 뼈대를 세우고, 그 뼈대 위에 인생이 쌓인다.


 하지만 오늘날 밥상머리는 예전만큼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이 드물다. 아침은 각자의 시간에 흩어지고, 저녁은 외식이나 간편식으로 때우기 일쑤다. 밥상머리에서의 대화는 줄고, 휴대폰 화면만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면서 아이들이 배워야 할 삶의 기본도 점점 희미해진다. 부모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이들은 세상의 풍파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다.


 세상에는 법과 도리를 어기는 사람이 많다. 사건·사고는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한다.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뒤에는 깨진 가정이 서 있다. 어릴 적 놓친 가정교육이 훗날 어그러진 삶의 씨앗이 된다. 연구는 말한다. 법을 어기는 사람들 가운데 결손가정 출신이 많다고. 부모의 품 안에서 배워야 할 사랑과 도리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방황하며 길을 잃는다. 어릴 적 학대나 방치 속에서 자란 아이가 성인이 되어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일도 적지 않다. 나쁜 인성 아래 자란 아이는 부모의 결을 닮아간다. 부모의 인성은 자식에게 전해지고, 자식은 부모의 그림자를 짊어진다. 그래서 부모를 아이의 첫 번째 스승이라고 한다.


 오늘날 갈라진 사회의 단면에서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치적 성향만 봐도 그렇다. 부모의 이념은 자식의 이념이 되고, 부모의 도덕은 자식의 도덕이 된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가 부딪힐 때, 그 이면에는 세대와 가정이 축적해 온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 우리는 종종 말한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고.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의 말과 행동, 가치관은 고스란히 자식에게 옮겨간다. 부모는 자식의 뿌리다. 뿌리가 흔들리면 나무는 곧 쓰러진다.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입시 경쟁에 시달린다. 성적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으며, 인성교육은 뒤로 밀려났다. 시험 점수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밥상머리에서의 대화는 사라졌고, 학교에서도 인성보다는 성적을 우선시한다. 학원과 과외로 쫓기듯 달려가는 아이들에게 법과 도리, 사람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은 부족하다. 하지만 높은 성적만으로 인생이 바로 서지는 않는다. 밥상머리에서 배우는 말 한마디가, 부모의 손길에서 느끼는 사랑이 아이들의 뿌리를 튼튼히 한다. 밥상머리 교육이 없으면 아이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얇은 가지처럼 부러지고 만다.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음식을 나누며 삶의 의미를 배우는 시간이다. 그 속에서 아이는 정직, 공감, 배려 같은 가치를 배운다. 이는 단순히 한 가정을 넘어 사회 전체의 토대가 된다. 밥상머리에서 시작된 가르침이 사람의 뼈대를 만들고, 그 뼈대가 곧 사회의 기둥이 된다. 어릴 적 받은 가르침과 자라면서 배우는 인성이 합쳐질 때, 온전한 인간이 된다. 법과 상식을 아는 인성이 모여 건강한 사회가 된다. 그것이 선진국의 길이다.


 우리는 다시 밥상머리로 돌아가야 한다. 가족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밥상머리는 단순히 식사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그곳은 아이가 세상을 배워가는 첫 번째 학교이며, 부모가 남길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다. 건강한 밥상머리 교육이 이루어질 때, 우리의 가정은 단단해지고 사회는 한층 성숙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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