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전통과 문화를 담은 맛의 세계

중동 쿠웨이트의 음식 문화

 지구상에는 수만 종의 희귀하고 독특한 요리가 존재한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을 넘어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는 중요한 상징이다.

 특히 중국은 수많은 소수민족이 각자 고유한 전통 요리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지역마다 특색 있는 요리 문화가 발전해 왔다. 이들 요리는 맛과 건강을 모두 고려할 뿐 아니라,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 방식을 반영하고 있어 그 의미가 깊다.

 외국을 여행할 때마다 나는 그 지역의 전통시장을 가장 먼저 찾는다. 전통시장은 현지인들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창이다. 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중동의 쿠웨이트에 거주했던 시절, 나는 이 척박한 사막의 나라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증을 느꼈다. 그래서 어느 날, 쿠웨이트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시장에 도착했을 때, 저녁 시간이라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남자들이 전통 복장인 가트라를 입고,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물담배를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설탕을 듬뿍 넣은 갈색 홍차가 놓여 있었다. 시장 한쪽에서는 커다란 화덕에서 난(Nahn)을 구워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둥글고 넓은 난은 이곳 사람들에게 밥을 대신하는 주식이다.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식감 덕분에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렸다.

양고기 바베큐/인터넷 다운

 쿠웨이트의 대표 요리는 단연 양고기 바비큐다. 숯불에 구워낸 양갈비는 적당한 비계와 부드러운 육질로 고소한 풍미를 자랑한다. 특히 난 위에 올린 양고기에 새콤한 양념의 따블라(야채, 허브, 식초, 토마토)를 곁들여 먹으면 그 풍미는 배가 된다. 한입 먹는 순간, 일상의 시름이 모두 사라지는 듯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대표 음식은 '만디(Mandi)'다. 이 요리는 찐 쌀과 양고기를 향신료로 버무린 뒤, 땅속에 묻고 장작불로 5시간 이상 익혀 완성된다. 하루 전에 예약해야 맛볼 수 있는 이 음식은, 커다란 쟁반에 담겨 나온다. 그 양과 풍미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 만큼 푸짐하고 풍부하다.

 또한, 숯불에 구운 닭고기는 양파, 생고추, 다진 마늘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기도 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단순히 맛있는 요리가 아니라, 중동 지역의 환경과 생활 방식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척박한 사막 환경 속에서 이들은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요리 문화를 발전시켰다.

 한편, 한국의 전통 음식 문화는 농경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한식은 제철 채소와 곡물을 중심으로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며, 건강과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김치, 된장국, 나물반찬과 같은 음식들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각 나라의 음식 문화는 환경적 조건과 역사적 배경을 반영하며, 동시에 그 지역 사람들의 철학과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중동의 육식 중심 문화는 힘과 생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척박한 환경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필수적인 지혜였다. 반면, 한국의 한식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건강과 조화를 이루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도 식문화가 점점 변화하고 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서양식 육식 문화가 보편화되었고, 패스트푸드와 같은 서구화된 음식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성인병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나 역시 이러한 문제를 느끼며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루 세끼 중 한 끼는 꼭 한식을 챙겨 먹으려 하고, 고기보다는 채소와 곡물을 중심으로 한 식단을 선호하게 되었다.

 음식은 단순히 맛과 영양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한 나라의 정체성과 문화를 담고 있는 중요한 요소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전통 요리가 존재하며, 이는 각 나라의 역사와 자연, 사람들의 삶을 반영한다. 우리는 이러한 음식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를 통해 다른 문화를 배우고 소통할 수 있다.

 또한, 전통 음식이 가진 가치와 지혜를 현대 생활 속에서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식탁에서도 건강과 조화를 중시하는 식습관 실천이 중요하다.

 이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질 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 음식 문화도 더욱 풍요롭게 계승될 것이다.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를 삶에 적용할 때, 우리의 미래는 더 풍요롭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