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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 Young Nov 10. 2024

( 09;미서부2화)샌프란시스코 도착

도시 첫인상, 금문교 크루즈

  비행기에는 대부분이 한국인이었고, 미국인은 거의 보이지 않아 마치 국내선을 탄 느낌이었다. 입국장도 마찬가지였다. 약 80% 이상이 한국인일 정도로 우리나라 여행객이 많았다. 입국 절차를 마친 후 짐 검사를 통과했지만, 출구 표지가 명확하지 않아 다소 혼란스러웠다.


 나와 일행 중 6명은 ‘Transfer’ 표지를 따라 잘못된 방향으로 나갔다.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를 찾는 데 약 20분이 걸렸다. 주변 미국인의 도움으로 통화 후 겨우 가이드와 합류했으며, 다른 10여 명의 일행도 출구를 잘못 나가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 시간가량 지체되었다.


 패키지 투어는 한국에서 여행객을 모아 현지로 보내고, 현지 여행사가 공항에서 모여 일정을 진행한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일행을 찾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행히 41명 모두는 56인승 버스에 무사히 올라 정규 일정이 시작되었다.


 차창 너머로 본 샌프란시스코는 완만한 산들로 둘러싸인 도시였다. 이곳의 산들은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이 많아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준사막 기후로 인해 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지역이라, 비가 오는 날에는 산에 드문드문 풀이 자라 푸른빛을 띤다고 한다. 도심에는 오래된 저층 건물이 많았고, 전기버스와 구글의 무인 택시가 눈에 띄었다. 낡고 소박해 보이지만, 곳곳에서 첨단 기술의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무인 택시는 지붕 위에 접시 같은 장치를 설치하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며 방향을 바꿀 때마다 신호등을 깜박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850년대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로 급성장한 도시로, 기후가 좋고 금문교 같은 대표 관광지가 있어 방문객이 많다. 스탠퍼드와 UC 버클리 같은 명문 대학과 구글, 인텔, 유튜브 등 세계적인 첨단 기업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구는 약 80만 명 정도인데, 팬데믹 이후 경제 악화와 치안 문제로 노숙자가 증가하면서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첫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을 타고 금문교 주변을 둘러보았다. 넓은 만을 둥글게 돌아 시내를 조망하며 금문교 아래를 통과하는 코스였다.밑에서 올려다 본 금문교는 거대한 규모와 우아한 아치로 압도적인 장관을 연출했다. 이 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자 도시의 만과 태평양을 잇는 해협을 가로지른다.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를 연결한다.

매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전체 길이는 약 2,737미터, 주요 경간은 약 1,280미터이다. ‘인터내셔널 오렌지’로 칠해진 오렌지-레드 색상은 안개가 자주 끼는 이곳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많은 한국인이 샌프란시스코에 처음 도착했을 때 도시가 낡고 화장실 시설이 한국보다 불편하다고 느낀다. 미국이 한국보다 후진국 같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가이드는 “미국은 첨단 기술과 세계최고의 국방력을 보유한 세계 최강국이다.”라며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물가는 확실히 비쌌다. 300ml 생수 한 병이 2천 원, 맥주 500ml 한 캔이 4천5 백 원으로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식당의 서비스 봉사료도 10%에서 20%로 올라 부담스러웠다. 지난해 하와이에서도 물가가 비싸다고 느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물가는 더욱 높았다.


 팬데믹 이후 미국 물가가 약 20% 이상 올랐다고 하며, 서민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노숙자와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물가 상승과 경제적 어려움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오히려 우리가 이들보다 좀 더 나은 상황에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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