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성숙한 놀라운 경제의식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나는 놀라면서도 안도했다. 국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여 국민 1인당 25만 원씩 소비 쿠폰을 지급하자는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이 55%, 찬성이 35%로 집계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찬성 여론이 우세했음을 고려하면,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결과였다.
사실 이러한 정책은 처음 들으면 매력적으로 들린다. 소비 쿠폰을 지급하면 단기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될 것 같고, 당장 손에 들어오는 돈이 생기니 국민들도 좋아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처럼, 정부가 마치 '공짜 돈'을 나눠주는 것처럼 보여도 그 돈은 결국 어디선가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돈을 지급하려면 결국 세금을 걷거나 빚을 내야 하며, 그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포퓰리즘 정책이 경제를 망친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예가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브라질등이다. 이들 나라는 한때 경제적으로 번영했지만, 무분별한 복지 정책과 포퓰리즘 경제 정책으로 인해 지금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부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에게 무상 복지를 남발하면서 경제가 붕괴했다. 화폐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는 치솟아 국민들은 일상적인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초반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유한 나라였지만, 반복된 포퓰리즘 정책과 재정 적자로 인해 현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가 무너졌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 단기적인 현금 살포 정책을 남발했지만, 장기적인 경제 구조 개선 없이 계속된 재정 적자는 국가 경제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었다.
반면, 스위스는 몇 해 전 기본소득 지급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쳤을 때, 약 80%가 반대하며 장기적인 국가 재정을 고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놀랐고, 전 세계 언론도 이를 조명했다. 복지 국가로 유명한 스위스에서조차 국민들은 '지속 가능한 경제'를 선택한 것이다. 당시에는 스위스 국민들이 부러웠지만, 이제 우리 국민들도 이에 못지않은 높은 성숙함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현재 국가와 가계, 기업의 부채가 6,157조 원에 이른다. 이는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정부의 재정 지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국가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금 제도의 재정도 불안정한 상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부 정치인은 국민을 가볍게 보고 포퓰리즘 정책을 앞세우지만, 국민들의 수준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장기적인 국가 경제를 더 걱정하는 높은 시민의식을 갖추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 재정은 신중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정부가 돈을 쉽게 풀면 단기적으로는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부채가 쌓이고 경제 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또한, 국민 개개인이 경제적 책임감을 갖고 정부의 재정 운영을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의 돈을 자신의 돈처럼 여기고, 정부가 불필요한 지출을 남발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이러한 높은 시민의식이야말로 국가 경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며 국민들이 포퓰리즘 정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안도했다. 눈앞의 이익보다 국가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선진 시민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국가의 경제 정책은 단순한 현금 살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단기적인 선심성 정책에 현혹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가 경제를 바라봐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제적으로 더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