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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해병대의 각

각이 만들어내는 군인정신

by 영 Young

“해병대는 각이다.” 군 생활 동안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말이다. 해병대에서는 모든 것이 각을 이루어야 한다. 각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형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해병대 정신의 본질이자, 생활 방식이며, 태도이다. 해병대의 모든 움직임과 규율, 사고방식 속에는 철저한 각이 자리 잡고 있다.


해병대의 상징인 "각"은 팔각모에서 시작된다. 해병대원이라면 누구나 머리에 쓰는 팔각모는 그 이름 그대로 여덟 개의 각이 잡혀 있다. 풀을 먹여 다려진 팔각모는 칼날처럼 빳빳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그것이 흐트러지는 것은 곧 해병대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과 같다고 여겨진다.

군복 역시 마찬가지다. 군복의 주름은 언제나 반듯해야 하며, 흐트러진 복장은 해병대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바지 하단에는 쇠사슬 링을 넣어 걸을 때마다 “척척” 소리가 나도록 한다. 이는 단순한 멋이 아니라,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작은 습관 하나까지도 각을 맞추는 것이 해병대의 전통이다.


해병대의 생활은 작은 것 하나까지 철저한 각을 유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거수경례는 90도로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행군할 때도 팔을 90도로 올려 각을 맞춘다. 하나하나의 동작이 정교하고 단정해야 한다. 이러한 철저한 훈련과 규율 속에서 해병대원들은 자신을 단련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팀워크를 만들어낸다.

생활관에서는 더욱 엄격한 규율이 적용된다. 내부반 정리정돈, 개인 장구 정렬, 침구류 정돈까지 모든 것이 정해진 각을 이루어야 한다. 침상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공간이며, 여기에서도 해병대 정신이 드러난다. 관물함에는 군복, 침구류, 개인 장구들이 일정한 각도로 배치되어야 하며, 심지어 담요의 각을 맞추기 위해 입으로 깨물어 주름을 잡는 일도 흔하다.

저녁 순검 시간은 해병대 생활에서 가장 긴장되고 악명높은 순간 중 하나다. 창틀과 바닥 구석까지 먼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개인화기는 거울처럼 반짝이도록 기름을 발라 분해청소해야 한다. 총기의 상태는 곧 병사의 태도를 나타낸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해병대에서는 철저한 규율과 질서를 통해 군인으로서의 기본을 다지며, 이는 전투력의 근간이 된다.


해병대에서 "각"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다. 이는 곧 군인 정신과 연결된다. 철저한 규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기르는 것이다.


취침 전 저녁 순검이 파리와 모기까지 공포에 떨게 만든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사소한 부분까지도 철저하게 점검하고, 하나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는 문화는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소다. 작은 태만이 곧 생명과 직결되며, 해병대에서는 이러한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이러한 정신은 해병대원들이 가진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붉은 명찰은 정열, 용기, 신의를 상징하며, 황금색 글자는 땀과 인내를 의미한다. 해병대원들은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다.


해병대의 강한 전투력은 지옥 훈련에서 나온다. 또한 정신적인 각, 태도의 각, 책임감의 각에서도 비롯된다. 철저한 규율과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해병대원들은 전장에서 누구보다 강한 전투력을 발휘한다.


정신적인 각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의미한다. 해병대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법을 배운다. 훈련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단련된 정신력은 전투 상황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태도의 각은 모든 행동에서 드러난다. 단정한 복장, 올바른 자세, 정돈된 생활 습관까지 모든 것이 태도의 각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군인의 기본이자 해병대 정신의 핵심이다.


책임감의 각은 해병대가 전장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력으로 자리 잡게 만드는 요소다. 해병대원들은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팀워크를 형성한다.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일부로서 움직이며, 이 책임감이 강한 전투력을 뒷받침한다.


해병대의 철저한 각은 단순한 규율이 아니다. 그것은 정신력이며, 태도이며, 책임감이다. 이 각을 통해 해병대는 강한 전투력을 유지하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해병대는 각이다.” 이 한마디 속에는 해병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각을 잃지 않는 한, 해병대는 언제나 강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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