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도 잘 사는 법
돈이 좀 없는 것은 아껴 쓰면 되고
산에서는 돈 쓸 일도 별로 없다.
물욕을 버려야 자유와 건강을 얻으니
지갑 얇은 내가 행복한 부자 아닌가.
텃밭에서 키우는 푸성귀 외에도
식재료는 온 산에 늘렸다.
심지 않아도 산신령이 주시는 것이 더 많고
가끔씩 고기는 읍내 장터에서 해결한다.
심심하면 풀 베고 지겨우면 땔나무 줍는다.
날씨 좋으면 나물 캐고 눈비라도 오면 낮잠 잔다.
어쩌다 외로우면 농기구 손질하고
누군가 그리우면 먼 하늘 쳐다본다.
밥 끓는 동안에 현무 몇 곡도 추고
찻물 데울 때는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해 지면 명상호흡하고 밤 깊으면 글 쓴다.
약속도 안 하고 불쑥 오는 사람만 없다면
죽을 때까지 산에서 살 것이다.
아니, 죽은 후에도 이 산의 바람이 되고 싶다.
산은 나의 왕국이고 나는 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