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콕일기(15) 실수를 사과하는 법

by 구민성

실수를 사과하는 법


%EC%8B%A4%EC%88%98.png?type=w580 진심어린 사과...소생 기원....


지난봄에 삽목했던 배롱나무 묘목이 겨우 한 포기만 살았다.


할 수 없지. 이거라도 잘 키워야지 하면서 주변의 잡초도 뽑고 정리를 시작했다.


못 살아난 묵은 나뭇가지들을 뽑다가, 아뿔싸! 한 포기 더 살아있었네.


방금 뽑은 나뭇가지는 땅에 거의 닿을 정도로 낮은 위치에 여섯 장의 어린잎을 달고 있었다. 아, 이런 실수가! 아주 작은 나뭇잎이 잡초 사이에 묻혀있었기 때문에 미처 못 본 것이다.


“미안해. 고의는 아니었어.”


나는 중얼거리며 방금 뽑은 그 자리에 다시 심었다. 전광석화 같은 동작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조금 띄우고 호미로 작은 구덩이 하나를 팠다. 간절히 사과하는 마음으로 그 구덩이에 오줌을 누었다. 제발 이 묘목이 잘 살아나기를 빌었다.


진심으로 사과하며 소생을 빌었다.


“정말 미안해. 제발 잘 커라.”


평생 살면서 이토록 엄숙하게 오줌 눈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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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에 보니 잘 살아 있었다. 고맙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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