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중짜 코펠에 물을 끓였다, (라면은 역시 코펠이 어울리지.) 감자면 1개와 만두 8개를 호기롭게 끓인다. 근데 물이 너무 많다. 계란 1개를 풀었지만 여전히 국물이 많다. 에라, 모르겠다. 용감하게 계란을 하나 더 풀었다.
아니 그래도 물이 많네. 이제 냉장고에는 계란이 없다. 비목 나뭇잎 댓 장을 넣었지만 국물은 그대로다. 대충 먹자. 라면은 국물 맛이지.
라면에는 매운 풋고추가 좋더라. 청양 고추를 생된장에 푹 찍어서 우적우적 씹는다. 쓰디 쓴 지칭개 나물도 좋구먼. 땀 뻘뻘 흘리며 기분좋게 먹었다. 트림을 하는데 뱃속에서 고추의 향이 올라온다. 나는 이 향을 찔레향 다음으로 좋아한다.
다 먹고 일어나다가 식탁 모서리의 물컵을 떨어뜨렸다. 떨어진 컵을 발로 툭 차버렸다. 깡통 컵이라 깨어지지 않는다. 흙바닥이라서 안 닦아도 된다. 나는 최민수의 터프한 행동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그냥 이런 점심시간이 좋다. 자유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