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콕일기(17) 욕심 탓이다

by 구민성

욕심 탓이다

%EC%9A%95%EC%8B%AC_%ED%83%93.png?type=w580 후회...반성...이 나이에 성장통이라니

있는 것만 먹어도 충분한데 더 맛있고 좋은 것 먹으려니 이 고생이다. 송이버섯 좀 못 먹으면 어때서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고생인가. 능이버섯도 그렇다. 꼭 먹고 싶으면 1kg에 65,000원 주면 사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이틀씩이나 시간 쪼개어 여기까지 와서 깊은 산을 더듬는다. 버섯 값보다 시간이 훨씬 더 비싼데 말이다.


일행들은 배낭 챙겨 산으로 갔고 나는 차에서 기다린다. 등산화 밑창이 뚫어져서 산으로 올라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비상 식량도 없어서 무척 시장하다. 민박집 할머니 공차 태워드린다고 모셔왔는데 숲에 들어가시더니 보이지 않는다. 나 혼자 식당으로 갈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다. 도리없이 할머니의 꿀밤줍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판이다.


배낭 구석에서 눅눅하게 녹아있는 사탕을 하나 찾았다. 하지만 그걸로 주린 배를 달래기는 역부족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대단찮은 욕심으로 대단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개울물 소리와 산내음이라도 좋지 않았다면 나는 내 가슴을 쳤을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참나무 사이로 빼꼼하게 보이는 하늘에는 조각구름이 자유롭게 흘러간다. 구름은 욕심 없이 바람에 몸을 맡기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다. 욕심 탓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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