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무용론
버리기 아까운 헌 그릇들을 따로 챙겼다.
“이거 화분으로 써야지”
나는 좋은 아이디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자신 있게 말했다.
“화분이 왜 필요해? 온 산이 화분인데.”
친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렇구나. 정말 온 산이 화분이잖아.”
바위 옆에, 나무 옆에, 작업로 옆에, 웅덩이 옆에…….
엄청 큰 화분들이 사방팔방에 늘려 있는데도
나는 조그만 화분만 생각했구나.
산에서는 화분이 필요없다고 한 수 배웠다.
친구는 지혜로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