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콕일기 (23) 맥문동 심기

by 구민성

맥문동 심기

%EB%A7%A5%EB%AC%B8%EB%8F%99.png?type=w580 잘 자라서... 흙 잡아주렴


우리 산은 마사토라서 비 오면 많이 흘러내린다.


나는 그것이 늘 걱정이었다.


바로 집 뒤의 배수로 석축 위에서 흘러내리는


흙을 잡기 위해 별 생각을 다 했다.


땅두릅, 오죽, 편백, 산딸기, 민들레, 박하,


심지어 쑥을 심자는 생각도 했다.



빨리 자라고 뿌리가 많은 걸 찾다가,


가까운 친구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친구는 30년 이상 꽃집을 했으니 식물 재배에는 도사다.



맥문동은 뿌리가 좋아서 절개지 같은 곳에 심으면


흙 잡는 효과가 아주 좋다고 했다.


마침 그 친구 농장에 맥문동이 많아서 넉넉하게 얻기도 했다.



줄기와 묵은 뿌리를 조금만 남기고 짧게 잘라서 정성껏 심었다.


잘라낸 묵은 뿌리는 엉킨 실타래처럼 서로 붙들고 있다.


언덕에 가로지른 버팀나무 틈새를


뿌리뭉치로 끼워서 흙 유출을 예방했다.



그리고 자른 줄기는 전부 모아서 마늘밭과 양파밭에 덮었다.


잡초 예방과 보습 유지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맥문동은 뿌리에서 줄기까지 모두 유용하게 쓰인다.


물론 맥문동을 농사삼아 심지는 않았다.


목적은 흙 유출을 막는 것이다.



그 기대감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다 심고 나니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물 주는 수고를 줄여서 기분 좋다.


맥문동도 역시 기분이 좋을 것이다.





월요일 연재
이전 22화산콕일기 (22) 화분 무용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