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쟁이
산에 살자면 부지런해야 한다.
만약 게으르면 살림이든 농사든 엉망이 된다.
쌓이는 짐들을 제때 안 치우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
마구 섞여 있을 때는 급히 필요한 것을 얼른 찾지도 못 한다.
산에서는 시간이 너무 잘 간다.
아침 먹고 삽질 조금만 하면 금방 점심시간이 된다.
오후에도 어영부영하다 보면 어느 틈엔지 해가 진다.
걸려온 전화 좀 오래 받다 보면 이내 어두워진다.
어쨌거나 산에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밥 먹을 시간 외에는 엉덩이 붙이고 앉을 새가 없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할 일이 자꾸 쌓이고 나중엔 일에 파묻히게 된다.
게을러서 일이 밀리면 더 큰 스트레스에 잡히게 된다.
지천으로 자라는 나물도 부지런해야 먹을 수 있다.
조금 게으르면 나물을 밟고 지나가면서도 거두지 못한다.
조금이나마 여유 시간이 생기면 작업 준비를 해야 한다.
엔진 톱의 톱날을 연마하거나 아니면 낫이라도 갈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다음의 작업이 능률적으로 진행된다.
게으르면 산 생활을 하기 어렵다.
단, 도인처럼 살거나 거지처럼 살 배짱이면
적당히 게을러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