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콕 일기 (31) 미니멀라이프-설거지

by 구민성

미니멀라이프 (설거지)

%EB%AF%B8%EB%8B%88%EB%A9%80.png?type=w580 편하게 살자. 그게 최고야~~!


요즘 우리 사회의 대세라고 하는 미니멀라이프는 완전 내 스타일이다. 우선 나는 복잡한 것을 딱 싫어한다. 특히 간단한 설거지법이 압권인 이유는 내가 산에 살기 때문이다.


나는 가볍고 깨어지지 않는 등산용 코펠 6개를 애용하고 있는데, 남들이 보면 지극히 게으르다고 할 것이다. 예컨대 된장국을 끓여 먹은 코펠은 씻지 않고 그대로 김치찌개도 끓인다. 어차피 된장과 김치는 내 뱃속에서 만날 것인데 뭐가 어떠랴. 김치찌개를 세 끼 정도 먹고 어중간하게 남으면 설거지 안 하고 라면 사리와 만두 몇 개 넣고 끓여 먹는다.


콩나물 무쳐 먹고 양념 묻은 코펠을 씻지 않고 또 부추 겉절이를 무쳐서 담는다. 떡국 끓여 먹은 코펠에 미역국을 끓이기도 한다. 수저 한 벌은 서너 번씩 쓴다.


내가 설거지를 자주 안 하는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물과 시간과 인력을 아끼자는 이유다. 게다가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갸륵한 생각도 자찬하고 싶다.


계란 프라이를 만들거나 생선을 구웠던 코펠 뚜껑은 식용유가 묻어있기 마련이다. 이 뚜껑이나 라면 끓였던 코펠은 세제를 쓰지 않고 휴지로 닦는다. 그것도 귀찮을 때는 개에게 갖다 주면 깨끗하게 핥아먹는다. 물론 나중에 깨끗이 헹군다. 하지만 내가 개의 밥그릇을 쓰는 일은 없다.


참고로, 나는 보신탕도 먹지만 사람이 개보다 깨끗하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내 코펠에 흙을 삶거나 똥을 끓인 적이 없다.


아참, 중요한 것을 빼먹을 뻔했네. 위에 말한 코펠은 당연히 나 혼자서 쓰는 것이다. 손님이 오면 깨끗한 스테인리스 그릇이나 도기를 쓴다. 물론 수저도 세 번 정도는 헹군다. 나는 편하게 살기를 원하지 더럽게는 살기 싫다.